[펌] 택견배틀 관람기
택견사랑 | 2006-05-31 22:373,781
출처 : //blog.naver.com/didarenas/24530962
06년 5월 20일
장소는 인사동.
정확히는 남인사마당이었다.
인사동은 가봤던 곳이긴 하지만 모임의 약속이 있거나 해서 갔었던 곳일 뿐이라 구체적으로 둘러본 적도 정확히 어떤 정보도 없었다.
그래서 일단 인터넷으로 인사동 가는 정확한 약도를 찾아보았다.
하지만 헤매기는 역시 마찬가지였지만.ㅋㅋ
여하튼 모란에서 수서까지 가서 수서에서 3호선을 타고 종로 3가 역에서 내렸다.
지하철 역무원 아저씨게 여쭈어 3번 출구로 나가면 된다고 해서 3번 출구로 나왔다.
그래도 헷갈려 길거리에서 어포를 파시는 아주머니에게 여쭸지만 남인사마당 이란 건 생소하신 듯. 모르셨다.
비단 그 아주머니뿐 아니었다.
인사동에 그 수많은 인파중 남인사마당을 아는 사람이 없더라구.
즉, 그냥 분위기에 휩쓸려 좋다니까 사람들이 모이니까 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뭐 그건 그렇고 택견 배틀은 5시부터 시작이라 일단 남인사마당 찾는 일은 뒤로 미루고 인사동 거리를 한번 둘러보기로 했다.
남인사동입구에서부터 북인사동입구까지 한번 쭈욱 올라가며 거리의 분위기와 지리를 체크했다.
뭐랄까. 생각보다는 그리 길지 않은 길이었지만 재밌는 요소들이 상당히 많은 것을 느꼈다.
왜냐하면 그 짧은 거리를 걷는데 무려 한시간이나 소비했기 때문이다.
그냥 주욱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그랬으니 말 다했지 뭐.
하여간 4시 20분경까지 그렇게 구경한 후 남인사마당을 찾아나섰다. 남인사동입구는 아까 처음 지나쳤으니 비슷한 이름의 남인사마당이 그 근처에 있겠지라는 생각을 하고는 안내판을 뒤졌다. 정확히 남인사마당이 있구만. 'B' 지역이군. ㅋㅋ
하지만 ... 좌절.
그 안내판에 적힌 B지역에 갔더니 왠 노래 공연이 있었다. 뭐라드라 1%나눔 콘서트인가.
하여간 '아 저거 끝나면 하려나보다'라고 생각하고 장장 40분을 앉아 기다렸지만. 허허.
택견배틀은 코빼기도 안비치더라.
그래서 어느정도 포기하고 노래 듣고 있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들리는 꽹과리 소리.
'아아 저거다.' 라고 생각한 나는 벌떡 일어나 공연장을 빠져나와 길거리를 두리번 거리다가
역시 주변에 포장 마차 아저씨한테 물었다.
'남인사마당 이 어디죠?'
아저씨의 한마디.
'저기 꽃집 옆이요.'
ㅡㅡ;; 이럴수가 바로옆.
정말 마당이었다. 흙마당에 스티로폴로 된 매트를 깔아놓고 벌써 택견 시범을 보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사람들도 많이 모여있어 외곽에서는 구경도 할 수 없었다. 할 수 없이 사람들을 비집고 선수들 출전 통로 바로 옆에 자리잡았다.(ㅋㅋ 운이 좋았지)
일단 택견 심판진이 나와서 택견 시범을 보였다. 오 멋진 발차기. 빠르다. 정말 빠르다.
그리고 본격적인 택견 배틀 시작.
택견 배틀의 방식은 클랜 팀 배틀의 형식이었다.
즉, 한 팀은 다섯 선수로 구성되는데 이긴 사람이 계속해서 다음 상대와 붙는 방식이다.
한선수가 모든 선수를 이겨버리는 올킬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방식은 워크래프트 3 클랜 팀 배틀에서 봤었을 때도 상당히 흥미진진한 방식이었다. 특히 역전 올킬 같은 거 나올 때는 대박)
오늘의 택견 배틀은 모두 두 파트였다.
첫 파트는 5시부터 6시 사이에 있었고 두번째 파트는 6시부터 7시 사이에 있었다.
해설하시는 여자분 정말 얼굴도 조그맣고 귀엽고 단아하게 생기셨더라.
근데 무지무지 웃겼어.
노현정 컨셉이드만. ㅋㅋ.
'관중들 진정하세요.'
할때 정말 웃겼어.공부하세요 도 아니구.ㅋㅋ
첫번째 파트는 대학 동아리끼리의 배틀. 두번째 파트는 대학 동아리 대 다음 무예동 카페 회원들의 배틀이었다.
첫번째 파트도 재밌었지만 특히나 두번째 파트의 배틀은 택견인들과 타 격투기 수련자들과의 대결이라서 더욱 흥미진진했다.
특히나 중간쯤에 가라데 수련자 분은 그 특유의 포즈와 강렬한 눈빛, 그리고 쉭쉭 내뱉는 호흡으로 관중들에 인기를 한몸에 받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관중들이 그 특이한 모습에 깔깔거리느라 정신 못차렸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진지함에 빠져들었다. ㅋㅋ
상대 선수도 처음엔 웃으면서 여유를 가지며 했지만 나중엔 자못 정말 심각한 얼굴이었다.
(역시 가라데가 강하긴 강해. 원래 강함을 궁극으로 추구하는 무술이니.)
가라데 선수는 역시 돌진에 돌진. 또 돌진. 계속 전진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품을 밟는 택견 상대 선수가 계속 뒤로 밀렸다.
또 두번째 파트 마지막 경기에서는 정말 영화처럼 두 선수가 엉키면서 쓰러져 신발이 두어장 쯤 허공으로 날아가는 장면도 나왔다. 하하. 정말 신기하데.
(아쉽게도 나중에 카메라 밧데리가 다되서 찍지를 못했다. 아쉽다. 정말. 포토제닉감이었는데 ㅋㅋ)
그렇게 그렇게 택견 배틀이 끝이 났다.
정말 정말 뜻깊은 시간이었다.
멋진 택견의 발질은 정말 정말 가슴에 와닿는다.
발질 할때마다 퍽퍽 날리는 먼지들 봐라.
선수들이 멋진 발질, 손질 할때마다 다같이 소리지르고 환호하였다.
이것이 택견의 묘미인 것 같다.
즉, 룰 안에서도 상대에게 타격을 입히는 것이 목적인 다른 무술들과는 달리 최대한 상대에게 신체적,물리적 손상을 주지 않고 동작에 관한 기술만을 겨루도록 권장하는 룰에 의해 놀이로서 승화될 수 있다는 것.
마지막으로 정말 우연히도 엠비씨 ESPN에서 뵈던 '류운 김기태'님을 뵈었다.
처음엔 '어디서 많이 봤는데 누구더라' 라고 생각했다가 턱밑에 점을 보고 '아아 류운님!'하고 생각이 났더랬다.
그래서 뻘줌하지만 용기내서 같이 사진 한방 찍고 왔다. 하하하
감동
정말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앞으로 종종 글을 남겨주세요.
아니면 배틀 명예기자단으로 들어가시던가!!
앞으로 종종 글을 남겨주세요.
아니면 배틀 명예기자단으로 들어가시던가!!
...
잘 보았습니다.
飛流
네이버 무예동의 풍류협객님이시군요. 으으으...제가 신발 날아간 당사자...ㅋㅋㅋ
진짜 그거 포토제닉 감이었을텐데...-_-;;
진짜 그거 포토제닉 감이었을텐데...-_-;;
방가우이
아하.. 류운님과 사진 찍은 그분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