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엔♬ 택견배틀♬ :: 한입도 못먹은 홍원표........?

우리가 늘 먹는  음식이라도
어떤 것은 입에 달도록 맛이 있고, 어떤건 같은 것임에도 무미건조 하기 짝이 없는경우가 있다.

어제 배틀 두경기중 앞선것은 성주팀이 제고장 트레이드에 가까운 참외로 넉넉한 여유를 부린데다가
종로팀의 사람 좋아뵈는 분위기 때문에 슴슴한 것 이었다면
두번째 양천구팀과 경기대팀의 경기는 박진감 넘치고 긴장속에서, 볼 재미가 쏠쏠하도록
제대로 간이 잘 맞은 좋은 결련 이었다.

두팀간의 배틀은  경기대의 승리로 마쳤지만. 내용은 막상막하로 열띤 접전의 경기였다.
각 대결에서 양천구팀 선수 한사람 한사람이 결과는 지긴했지만,
게임 내용면에는 역전될 순간이 여러번 있었기 때문이다.
내눈에는  적어도 어제 보여준 양천구팀의 힘과 기량은 경기대 와  대등한 것이었다.

그렇다보니, 성실하게 경기를 잘한 양천구팀의 입장에서는 참 아깝기 그지없겠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아쉽고 허무한것은  마지막에 나온 홍원표선수 다.

금년에 이 배틀에서 처음 본 이들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택견꾼이기도 한 홍원표선수는,
크지않는 체구에 날렵하고 야무진 여러가지 기량을 가지고 있어서,
어떤 상황에서도 자기 역량을 보여줄 선수다.
비록 경기대에 남아있던 선수들이 꽤 강한편이어서 전세를 역전 시키는건 버거울것같았지만
내 마음 속에서는 최소한 원표선수가 자기 기량을 보여준다면
세명이나 남아있던 상대 팀에게 질땐 지더라도,
한판 한판 멋진 승부를 보일수 있을것으로 기대 했던것 아닌가 싶다.
아마 홍선수 자신도 나름대로 자신에 대한 믿음과 함께 적잖은 긴장이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무도쪽에 속한 모든경기가 그렇듯이 찰라에 벌어지는 기습상황은 어쩔수가 없는것이다.
경기를 시작 하자마자 대차게 선공을 이어간것이 그만 상대에게 기습할 빈틈을 보여줘 버렸다.
아~~참  아깝기 그지없다.
어제 양천구와 경기대의 경기는  참 맛난 음식처럼  좋은 결련 이었는데
홍원표 선수는 마치 먹음직스런 통닭 한마리를 사들고서는,이제 한입 막 먹으려는 순간, 그만 땅바닦에 떨어뜨리고만 격 이랄까....

내 닉네임처럼, 정말 아무것도 아닌사람도 홍선수의 안타까움이 그대로 느껴지는데
미처 힘도 못써보고 기습을 당한 그 당사자가 느껴야할 황당함이야 어떻겠는가... 싶다.
그러다 보니
나는 택견하는이들과 친분이 전혀 없는 사람이지만, 그를 위로라도 해주고 싶은 속마음이 있었던지
어제 배틀판 이 파장하고 스쳐 지나가면서,
나도 모르게 홍원표선수의 등을 툭치는 내 손의 무의식으로 나타났는지 모르겠다.
( 택견판에 아는사람 하나없는, 그야말로 순전한 구경꾼의 입장에서도
이럴때만큼은 지나가는 사람으로서 의 소외감이 싫다는 생각이 드는것은 또 뭘까..^^ )

그러나 어제 한순간의 실수가 있었지만
홍선수의 겸손하고 다소 수줍은듯, 소탈스런 인상 과는 다르게
택견인으로써 강인하고 빼어난 실력만큼은 여러사람들에게 이미 인식되어있다.

그에게 기회는 충분히 주어질테니까
앞으로 더 빼어나고 다듬어진 좋은 택견을 보여주리라 기대하면서
어제의 안타까운 헤프닝은 쌉싸름한 웃음으로 지나갔듯이, 홍원표 선수에게 여전한 관심의 눈길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