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 맞은 카메라맨

아무것도 아닌.. | 2006-07-23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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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앞에 나약하기 그지없는 인간의 모습을 다시 확인하게 되는 요즘이다.
장마비로 커다란 희생과 참담한 고통을 겪고있는 계절에
엄청난 힘을 감춘채, 자연은 도도하고 태연자약한 자세로  언제나 양면성 가진 그 원래모습을 실감케 한다
어제는 내가 언제 그랬더냐 는 듯이 하늘이 개고, 햇살이 눈부신데 바람까지 살랑살랑 불어대는
시원한 주말이었다.

한주를 걸러 세경기를 치른 어제는 각팀들이 집중력들이 좋아서 매경기가 볼만했다.
더구나 다른 택견단체 소속이 두팀 있어서 못보던 기술도 나오더니
색다른 장면들이 연출되곤했다.
특히 전주 덕진팀 선수의 턱밑 목을 누르면서 상대몸을 뒤로 완전히 졎혀 눌러버리는 서울대선수의 기술은 첨 봤는데
그 동이택견을 한다는 서울대팀의 임기현 선수가 수더분한 인상과는 달리 만만찮았다.
맷집좋고 마당쇠 타입이라 작은체구에도 호락호락한 체질이 아니어 보였다.
(그런데 버텨낸 전주팀의 그선수 허리는 괜찮은지 걱정되더라....)
그리고 성대 율전팀 네번째 선수와 격전을 치른 강동구 문인재 선수는 손가락 부상까지 당하면서도
쉴새없이 격전을 치루며 뜻하지않은 재밋는 장면까지 연출 해냈다. (본인들이야 힘들었을텐데 쫌 미안타)

그러다보니 어제는 카메라맨들이 수지 맞는날이었다.
선수들이 마치 작정이나 한듯이 갖가지 포즈를 취한꼴이 되는 장면이 많았기 때문이다.
성대율전팀 과 강동구의 그 두선수는 상대 얼굴을 손으로 줴뜯으며 (^^ )용을 쓰는표정으로
마치 카메라 앞에 일부러 들이 대듯이 겨뤘는데, 그 쥑이는 표정들이 가히 일품 이었다.

누가 시킨다고 그런 연기가 나오는게 아니다....^^
(그런 장면은 옛날 홍콩 무협영화에서 자주 나왔었다,)
선수들이 이렇게까지 자진해서 포즈를 취해주는데 거기서 좋은 작품을 못빼낸다면
카메라맨이 직무유기 쯤으로 해서 욕을 먹어야 하는판 아닌가 싶었다.
( 물론 난 찍사가 아니다.)

그러나 뭐니 뭐니해도 전주팀의 빈현용선수와 서울대 이정섭 선수의 대결은 각기 팀 에이스들 답게
보는사람을 긴장하게 할만큼 주목받을만한 경기였다.
상대와 몸을 맞붙이는 씨름같은 상황이 오면 빈현용선수가 불리하지않을까 싶었는데
역시 그런상황을 피하면서 경기를 잘 이끌어가다가
상대선수가 연속동작 중, 미처 가드자세를 취하기 전에 빈선수가 확실한 발가격을 이선수 얼굴에 성공시키는 깨끗한 한판이었다.
대개 비등한 선수들간의 경기는 서로 견제 하느라 재미가 없을듯도 한데, 어제 두선수의 대결은 볼만했다.

꼭 격렬해서만이 좋은 경기는 아니다.
상대의 장단점과 자신의 경우를 바탕 삼아서, 서로의 수를 잘읽고 제대로 먹히도록 유도하는 능력이 가미 되어야 좋은 경기가 아닐까 싶다./

어제는 긴 장마에 지친탓인지 사람들도 많이 구경나오고 자기팀 경기가 없는 선수들도 여럿 뵈던데
멀리있는 성주팀도 왔다갔다 하는게 보이니,역시 잔치마당엔 사람이 많이 모여야 제맛 아니던가 싶다.
장맛비로 한주를 거르고나서 보는 택견배틀이
마치 익숙한 일상사처럼 안온감을 느끼게하는, 지루한 우기중에  반짝 갠 토요일 저녁 이었다.

아! 그런데 이번주 포토포토에 이선기자님 사진이 안올라 오고 있습니다.
마이크 잡고 있느라고 챙긴 사진이 없는 듯. 그래도 용서해 주자고요.직무유기는 아니지요. ㅎㅎ, 그래도 이번주 볼거리로 이선기자님 사진을 많이 기대했었는데..아쉽네요. 그래도 계속 수고해 주시길 바랍니다.
수고해 주시는 그 고생을 어쩌다 들여다 보고 가는 저 조차도 자~알
알고 있으니까요. 우리 모두 지화~자

아무것도 아닌...
관리자님....! 과분한 말씀에 당황스럽습니다.
삼년전부터 우연히 접하게된 이 tkb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그렇다고 어디 나서는것은 제게 어울리지 않습니다.
그저 조용한 호의로 이곳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게시판에 내가 느끼는 정감을 드러내는, 그런 일반인의 자유로움이 제겐 딱 어울립니다.
다만 내 일방적으로 삼년째 얼굴 익은이들과 눈인사라도 나눌정도면 족하겠지요
앞으로도 가끔씩 게시판에 느낌을 적는것으로 tkb 에 내마음을 전하겠습니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admin
아무것도 아닌...님...TKB관리자입니다. 님이 올려주신 글은 이미 우리에게 아무것도 아닌 글이 아니라 너무도 재미있고, 즐거운 글이 되고 있습니다. 꼭 TKB에 함께 해주셨으면 합니다. 윗글과 같은 관전평도 좋고, 칼럼을 쓰셔도 좋고, 고정 코너로 만들어 더 많은 사람들이 님의 뛰어난 글을 통해 TKB를 더욱 즐겁게 즐겼으면 합니다. 관리자에게 메일로 연락해 주십시오. 기다리겠습니다.

사진 하나하나를 클릭해서 큰 이미지로 보시면 선수들이나 관객분들의 살아
있는 표정이 너무나도 감동적이어서 ----
제발 사진좀 많이 많이 올려주세요.어쩔땐 감질이 나서---
사진작가님,기자님! 많이많이많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