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성된 OB 의 맛.

아무것도 아닌... | 2006-07-30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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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원초적 본능중에 하나인 투쟁욕구는
첨단 과학시대를 살아가는 요즘 사람이나, 생물로서의 특성이 더 강했을 원시시대 인간이나 다를바 없다
다만 그 표현양식에서 의 차이가 존재할 뿐 이다
따라서 앞으로 어떤구조와 형태로 바뀔지 모르는 미래사회속의 인간들도 역시 마찬가지 일게다.

택견배틀 또한 그 원초적 본능을 밑바탕 으로 하고 있는 놀이 다.
그러나 이미 문화적 깊이가 있었던 조선시대부터 형태를 갖췄다는 택견에는
그 원시적 투쟁욕구 는 이미 수단의 형태가 되어있고,  
택견에서 그 무엇보다 중요한것은,
함께 더불어 어울려 살아가는 사람과 사람간에 결속과 유대를 염두에 둔 
우리선조들의  대동적 미덕이 깊게 배어 있다는점, 일것이다.

어제 벌어진 세번째 경기, 고려대 OB팀과 영산대팀의 결련은 의외로 격렬했다.
내 예상으로는 한창 혈기왕성한 스므한두살 쯤인 나이에 무도가 전공에 가까운 재학생들로 구성된 영산대가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는게 아닌가 싶었었다.
영산대는 지난해에 힘은 넘치되 투박하고 거칠기만해서 노련한 고대ob팀에 간단하게 허를 찔린바 있었던 그 멤버들이 아니라
나름대로 택견의 모양새를 가다듬고서 나온 새로운 멤버들로 구성되어있고.  
앞선 다른 경기에서도 강한 측면을 이미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자 분위기는 달랐다
이미 학부를 졸업하고 택견동아리 출신의 사회인들이 된 고대ob 팀이 녹록잖게 나왔기 때문이다.
그들은 이미 한물간 (?) 체력에다, 훈련할 시간과 사회생활의 부담속에 의욕도 부족했을텐데
비록 헉헉대긴 (?) 했어도  뜻밖에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노련한 대응력을 보였다.
무도를 전문적으로 하는사람들이 아닌데도 그정도의 경기력과 내공을 보였다는점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러나 정작 고대 ob를  빛나게 한것은 그들의 메너였다.
택견이 배틀의 형식을 띄면서 이 대회를 개최하고는 있지만,
아직까지는 우리의 전통적인 미덕인
한무리가  다른무리 와 만나서 힘과 기량을 겨루는 과정에서  나누게 되는 연대감과,
사람사이 의 상호존중 속에서, 서로 이해와 정감을 주고받는 소통 자세에
보다 더 큰 택견대회의  가치와 의미를 두는것 이라면, 그들은 이미 숙성된 OB들 이었다.

나이가 한참 어린 상대선수들이 혈기에 넘쳐서, 지나친 승부욕 으로만 뭉친듯한 메너를 보인다 해도
그들은 고개 숙여 자신들의 예의를 빠뜨리지 않았고, 또 공격의 방식으로 얕은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내가 삼년째 이 배틀경기를 지켜보면서
어쩌면 당연한것 이어야 할  그런 메너들이 요즘 들어서 차츰 희박 해져간다는 느낌 때문에
그렇게 보였는지 도 모르겠다.
그건 아마 재작년에 나왔던 선수 다르고, 작년에 나왔던 선수들의 경기 태도와, 금년의 경우가
어딘지 조금씩 다른점이,  아쉽게도 분명 있기 때문이다.

물론  어느팀이고 간에  일단 대회에 출전 했다면 우승을 목표점으로 하는것은 당연하다.
그러기 위해서 갖가지 노력들이 있을테고 남모를 고통도 뒤따를것이다.
그러나 각팀의 목표치에 앞서서 숙지 해야할것이.
배틀에 참가하는이들은 지금 택견이란 전통문화의 형태로 격투기를 치르고 있다는 점을 잊지 않는것이다.

승패도 중요하지만,
택견선수는 맞상대 에 대한 개인적인 낯설고 익숙함을 떠나서,  무언중에  예의를 가져야하고 
상대를 이겨야만 할 대상으로만 보는것이 아니라
택견이란 틀속에 한사람으로서 다른사람의 삶을 받아들이고 어울리려는,
그런 소통의 마음자세가  훨씬 더 가치 있는것이다.
함께 더불어사는 대동문화의 성격을 가진 우리조상의 생활 속에서, 비롯되고 발전되어온 택견의 성격과
그가치를 이해 하고 이어가려는 자세를 흐트려 뜨려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승리는 과정을 통해서 나오는것이다.
그것이 어떤 승리가 됬든, 그 과정의 결까지 의젓하고 곱다면 더더욱 빛나고 아름다운것이 되지 않을까.
그런점에서 어제 세번째 경기는 영산대팀의 넘치는 승부욕의 승리로 끝났지만
패자가 된 고대ob팀 의,
택견을 이해하고 받아 들이는듯한 경기태도와 메너는, 또 다른 측면에서 높이 살만한것이었다.
그런것이 바로 아무런 인연도 없이.
이 택견배틀을 토요일마다 보러 찾아오는 사람을 이끄는 힘이고 큰 매력이 아닐까 싶다./


꾸밈 없이도 저절로 빛을 내는  청춘도 좋지만,
어느정도 과정을 겪고 나서야  제맛을 내는, 숙성미가 훨씬 더 미더운것이다.
고대 졸업생 팀은 오비맥주 도 좋아 하는지는 알길없지만..
OB는 하루 아침에 숙성되지 않았다는 말이 문득 떠오른 어제 경기였다......^^






(어제 경기 판막음을 하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한순간에 찬물을 끼얹은듯 조용해질만큼
갑작스런 팔꿈치 탈골 부상입은  영산대 선수 ,
어제 컨디션이 꼭 좋은것만은 아닌것 같던데, 무리한 힘을 쓰다가 그만 걱정스런 상황을 맞았다.
인상도 좋은 그선수. 별 탈없이 빨리 완쾌 되길 바란다.)

배틀사랑
택견배틀을 즐겨 보고 있으시다면 우리문화, 우리무예의 발전을 위해
운영자와 연락하여 고정 카럼을 써주시는 것이 좋을듯....
우리무예 택견의 발전을 위해서는 여러 형태의 힘들이 합쳐져야만 한다고 회장님이 늘 강조하셨죠. 선수, 심판, 풍물, 사진작가, 평론가, 아나운서, 계시원 등등등
부디 배틀의 칼럼을 쓰셔서 조그마한 힘을 보태주시길

나그네
호.. 명문입니다.. 칼럼란에 정기적으로 기재하셔도 되겠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