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견판 의 스타일리스트.

아무것도 아닌... | 2006-08-13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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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이 있다.
택견배틀에서 승패를 가르는 것은,
기본적으론 출전선수 각자에게 축적된 택견능력의 밑천에 따른다.
물론 승리에는 그날의 컨디션과 상황에따른 적절한 경기운영에다, 찰라에 튀어나오는 행운도 한몫 한다.
배틀 에서는 승부를 내는게 일차 목적이다.
그러나 그게 전부가 아닌것이,
택견배틀도 사람이 하는것인만큼, 각개인이가진 풍모와, 그 특유의 동작들에서 느껴지는 어떤 맛,이 있다.
그런것을 만들어내고 지켜보는 맛, 그 또한 무시할수 없는일이다.
바로 그런 맛의 요소들이 두드러지게  갖춰진 사람들을  스타일리스트 라고 할수 있을것이다.

어제 두번째 경기는 그런면에서 재미 있었다.
인터넷 동아리팀 답게 서로 좋은것 만을 뵈주면서, 끼리끼리 즐기는 특성이 강한 "다무" 팀과
전체적으로 팀의 인상이 아기자기 한 느낌이 들지만  
선수 각자가 개성적인 독특한 냄새가 있어서, 볼때마다 옹골차고 사랑스러운 국민대팀의 두번째 경기다.
팀 구성원의 성향이 서로 다른 국민대와, 다무 선수들 사이에도 비슷한 부분이 조금 있는데
바로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하는 스타일리틱 한 면이다.
물론
느끼하도록 단맛이 강한 화학조미료와, 청신하고 발랄한 천연조미료의 깨끗한 뒷맛이 같을수는 없듯이
웬만큼 사회물 을 먹어본 사람들이 섞인 인터넷 동아리팀 과
상대적으로  순수지수가 높을 대학생 동아리 팀간에, 스타일리틱 하다는말의 의미와 색갈은 다르다
일단 여기서는 그 색갈의 차이는 덮어두고서 하는 말이다.

어제 경기는 선수 각자가 폼 하나 만큼은 그럴듯한데
과연 실제 경기에선 1승이라도 올릴수 있을지,  의심 스러웠던 다무팀의 승리로 끝났지만.
양팀간의 경기는 접전 이었다.

처음에 등장한 국민대팀의 꺼벙한 홍윤석 선수는
다무팀 재일동포 선수가 본때뵈기로 하던, 잔망스럽고 별난 복싱의 잽 비슷한 동작을 페러디 해내면서
그 당사자로 부터 민망한 웃음을 받아내는 재치를 발휘했는데
홍선수는 택견실력도 야무져서 경기도 썩 잘했다.
그리고 이름을 알수없는 국민대의 두번째 선수도
그 꺼뭇한듯 까실한 소년의 귀여운 이미지 와는 다르게, 나긋나긋한 움직임 속에서 
상대에게 꽤 위협적인 경기를 해냈다.
그선수의 경기에서 찬스가 여러번 있었지만, 국민대 쪽에 운이 안 따랐다.
마지막에 나온 국민대 주도현선수의 본때뵈기 는 언제봐도 유니크한데, 그 몸동작이 참 이쁘기 도 하다.

게다가 묵직한 몸으로 서로 헉헉 대며 육전(肉戰)으로 싸우는 선수본인들은 너무 힘든데도
관중들은 계속 웃을수밖에 없게 만든 두사람,
통통하다 는 사교성 표현이 결코 나오지않는, 다무팀의 빠박선수와 그에 버금가도록 통짜 몸매인
국민대 신재동선수의 대결도 재미 있었다.

그리고 어제 2승이나 챙긴 김명재선수가,
마치 평소 착한물에서만 놀았던 사람인양(?) 스스로가 올린 승리를  믿지 못하겠다는 태도를 보일만큼
경기력보다는 무도를 즐기는 스타일리틱한  분위기에 치중한 인터넷 동아리 다무팀 이다.
그중에서도 네번째 나왔던 선수는 겉모양새가 돋보였다,
( 날치라 이름하며 세번째 였다는 댓글이 들어왔음,그런데 닉네임에 어째 다중적인 이미지가 있다.^^ )
그선수는 단체미팅에 나간다면 언제나 우선순위에 꼽힐만한  얼굴과 체형을 가진데다
차분히 가라앉은 표정속에 낭만적인 카리스마도 섞여있는듯했다.
그는 인기요소를 두루 갖췄는데
어제는 한선수를 이기기 까지 했으니, 아마 카메라가 놓치지 않았을것 같다.

이렇게 스타일이 튀는 선수들이 맞붙는 택견에
두팀 모두 상대를 이길만한 가능성을 직감하고서는, 의욕들이 대단해져 서로 집중하고 몰두하는데  
거기에 은근한 긴강감까지 따르니까, 어제 경기는 뜻밖에 볼만한것이 된 셈이다.

그러나 어제 의 패자몫은 국민대가 맡게 됐다.
비록 팀 에이스로서 기대속에 승부의 분수령에 나와서는, 그만 기습을 당하는 불운을 맞았지만,
늘 최선을 다해서 싸울애비 의 모습을 보이는 잘생긴 사내,
박옥준 선수의 반듯하고 단호한 태도처럼 ,
국민대는 나름대로  자신감과 승부욕이 강했던것 같은데......아깝다.
오히려 지금까지 어느 한 선수도 승리를 경험 해보지 않았던 다무팀이 "져봤자 본전"이란 심리로
부담이 없었기 때문에 승리로 결과가 난것같다.

더위가 여전한 8월 한여름날
국민대와 다무팀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빛을 내는 택견 스타일리스트 들이 되어 있었다.
그들은 맛도 좋은데, 겉보기까지 좋은 떡 처럼,  
승패와는 다른측면에서, 많은사람들의 거짓 없는 웃음을 자아내는 재밋는 택견 한판으로
열심히 겨루면서 유쾌한 저녁을 만들어냈다.

육돌이
맞어요. 정말 유쾌한 저녁이었음....

流雲
선수 각자가 폼 하나 만큼은 그럴듯한데 과연 실제 경기에선 1승이라도 올릴수 있을지, 의심 스러웠던 다무팀 → 여기서 쓰러짐 ㅡ_ㅜ

飛流
김영재=>김명재 ^^ 그리고 날치님은 네번째가 아니라 세번째로 나가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