넝쿨장미와 카라꽃
아무것도 아닌... | 2006-09-17 10:544,842
종로2가 네거리에서 인사동큰길로 들어서는 초입에 마련된 작은마당에서 벌이는
택견배틀장소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첫경기를 시작하기 전에 이미 많은사람들이 몰렸는데
관객들이 그냥 지나던 사람들이 아닌것같은 냄새가 나는게, 다른때 와는 조금 다른 분위기였다.
그리고 그속에는 유난히 카메라를 든사람들이 많았다.
아마도 짐작컨데 택견에 대한 관심도 있었겠지만,
지난주에 인터넷에 올려놓은 미모의 여대생 두명에 대한 호기심 탓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퍼뜩 들었다.
어떤 젊은 비디오 카메라맨 두사람은 아예 택견경기는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두여성을 근접 촬영하느라 허둥대는 모양새까지 보이니
역시 인터넷 자본주의 사회에서 외모를 앞서운 마케팅(?) 의 위력을 실감하겠다.
이 택견배틀장에는
작년부터 사회를 보는 젊고 화사한 여성이 등장해서
발랄하고 생동감 넘치는 말솜씨로 분위기를 한껏 살렸는데
더구나 올해는 시범을 보이는 여대생까지 발레를 하듯 유연하게 한 미모 하는바람에
사람들의 시선이 더욱 모아지는 효과를 내고있다.
바로 그 두사람을 카메라 프레임에 담아 인터넷에 올려가지고 엄청난 조회수를 기록했다더니
가뜩이나 이쁜것에 홀려 지내는 요즘세상에, 뭇사람들의 시선을 한순간에 모아버린 모양이다.
우리네 잔치판에는 남녀노소 갖가지 사람들이 모이는게 자연스럽다.
그리고 그들에게는 대동의 분위기속에서 각자 나름대로의 역활이 주어지기 마련인데
칭찬을 하자면 그 두 여대생은 이 택견배틀 잔치판에서 제 역활들을 잘 해내고 있다는 말이 되겠다
그둘중 한사람은 마이크를 잡고 대회를 진행하면서 순발력있는 말솜씨로 경기장 분위기를 만들어가는데
연극영화를 전공 하는듯한 그 여대생을두고서
누구든 어울릴수 있게 서글서글한 성격을가진, 어느 넉넉한 집 담장에 핀 하아얀 넝쿨장미 송이 같다면
원래 무용을한 학생이 아닐까 싶은 다른 한사람은
대학에서 택견동아리 활동을 하는모양인지 택견시범을 곧잘 해내는데
또렷한 얼굴윤곽이 돋보이고
마치 엔틱가구위에 새침한듯, 대가 센 카라꽃이 유리로만든 모던한 호리병에 꽂혀 있는것같다.
솔직히 여성을 꽃에 비유하는 구태와 상투성이 썩 내키지는 않지만,
난 그냥 거리를 두고서 무덤덤히 본데다, 달리 말하는것도 좋지 않을것 같아서 남 하는대로 그대로 가겠다.
좋은 의미의 형용사로 봤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두 여대생이 참여해서 수고 하는만큼
택견배틀에도 도움이 되고, 또 자신들의 개인적 삶의 성장에도 이곳이 디딤돌이 되길 바란다.
오래전 80년대 이야긴데, 국립발레단이 일본의 가부끼 명인들과 같은무대에서 공연을 한적이 있었다
공연을 마치고 로비에서 팬들에게 인사하는 무용단원중에서 유난히 눈에 띄는 미모의 발레리나가 있었다.
원래 이쁜사람이 우선 눈에 뜨이는건 자연스런일이니까...뭐 그런가 보다 했었는데
몇년뒤 테레비젼에 나오는 탈랜트 가 내눈에 익다 싶었더니
그이가 바로 그때 국립발레단의 무용수 "도지원" 이어서, 역시, 생긴대로 가는구나.......!
했던 기억이 두 여대생을 보면서 갑자기 떠올랐다.
그리고 내 경험으론 작은써클 하나를 하더라도 그단체에 이쁜 여성회원이 둘이나 있으면
그 동아리 분위기가 미묘해지는 경우가 있는데
그들이 같은 학교선후배 사이라면 모를까, 여러 학교에서 모인 연합 동아리 에서는
이쁜 여학생 사이의 경쟁과 질시는 남학생들을 난처하게 만들기도하고
때론 재밌는 일들도 만들어냈던 기억들이 떠올라서
여기라고 다를바 있을까 싶어, 혼자 웃음이 비싯 났다....^^
그리고 어제역시 두경기가 있었는데
강동구와 노원구의 경기는 8강진출을 결정짓는 경기답게 긴장감이 넘쳤다
배틀대회를 주관하는 결련택견과는 다른단체 소속이라는 노원구팀은 그동안 끈기와 뒷심이 돋보이던데
어제도 강동구의 바람을 꺾어버리고만
별명이 임꺽정 이라는 소병수 선수의 활약으로 경기를 승리로 마무리 지었다.
임꺽정 선수는 뚝심이 좋고,
겉으로는 너스레를 떨듯이, 늘 사람좋은 허세같은 우수광스런 본때뵈기를 보이지만
사실은 자기 실속 만큼은 빈틈없이 챙겨가는 깍쟁이 스타일이다.
그의 넙데데한 외모에서 느껴지는 너그러운 이미지와 는 달리,
결코 허틀게 넘어지는 법이 없을 통나무 같은 힘과, 유연한 기술을 갖춘 선수이기 때문이다.
어제 노원구 팀의 분위기는
내심으로 저기 결승경기를 눈앞에 둔것처럼, 선수와 관계자 모두가 득의가 만면한 웃음을 감추지 않았다.
그리고 강동구팀은 언제나 화려하지만 결정적인 뒷마무리가 2%로씩 부족해서
어제도 미진한 감을 떨치지 못한것이 아쉬웠다.
두번째 경기인 국민대와 고대오비팀의 배틀은 서로 승부결과에 부담이 없는판 이었다.
그러다 보니 동네 놀이판처럼 같이 웃어가며 즐기는 여유가 넘쳤다
그 와중에 국민대팀에서 올해 배틀판에 첫선을 보이는듯한 네번째 선수는 이름을 알수 없는데
의외로 잘해서 돋보였다.
남자답게 자유롭게 생긴 얼굴에, 간간이 싱긋 싱긋 웃음을 보이는 그선수는
고대오비팀 선수 네명을 차례로 물리치면서 예상밖으로 국민대에 승리를 안겨주었다.
그 선수는 본때뵈기를 할때마다 장단을 쳐주는 풍물패에게 인사를 했는데 그행동이 내눈에 인상적이었다.
이 배틀경기를 진행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분위기 고조 역활을 맡는것이 풍물패의 존재이유다.
그들은 "한국의집" 같은곳에 소속된 사람 같아뵈던데,
개인적으로 이 잔치판에서 장단을 치는건지, 아니면 소속단체의 방침에따라서 나오는건지 알수없지만.
풍물을치는 사람들 여럿이서 교대로 이 배틀장에 나오는듯 했다.
그들중에는 뛰어난 음악성이 엿뵈는이가 가끔 나와서
매번 같은 장단이지만, 어느날 좋은 사물가락 을 들었을때는 박수가 저절로 나온다.
그렇게 늘 수고해주는 풍물패에게 인사를하는 선수는, 지금껏 국민대의 어제 그학생 하나밖에 없었다.
다른선수들은 모두 경기장엔 당연히 있는것인양, 그저 풍악소리를 들으며 자기동작만 할뿐
제 뒷받침을 해주는 풍물패 사람들의 수고에 감사의 표시를 하는것까지는 미처 생각을 못하는것같던데
국민대의 그 선수가 혼자서 마음쓰는 모습이 은근히 보기 좋았다./
어제로 2006년 택견배틀의 예선이 끝났다.
앞으로 본선 몇경기만 남긴 모양인데,
나로서는 과연 어느팀이 어떤 성적을 낼지 궁금하다기 보다는
이 택견배틀을 시작부터 보아왔으니 가능한대로 끝날때까지 지켜보겠다는 내 혼잣다짐만 을 이어가겠다.
그것은
내가 아무리 순수한 관심을 가지고 이 택견배틀을 바라 본다고 해도
결국은 남의 잔치판에 구색맞추기에 불과 할뿐인
지나가는 관객으로서의 내 쓸쓸하고 다소 공허한 소외감을, 애써 외면하는 몸짓일는지 모르겠다........
수라
글중에 자유롭게생긴얼굴....잘못해석하면 ㄷㄷㄷ;;;
00
멋진글 잘 읽었습니다~~ㅎㅎ
매번 장문의 글 쓰는게 쉬운일이 아니실텐데....
8강전 이후도 기대할게요~~
매번 장문의 글 쓰는게 쉬운일이 아니실텐데....
8강전 이후도 기대할게요~~
택견
관장님의 그너스레와 함께 사람 좋음이 전통에서는 좋아하지 않는 분이 없을 정도로 항상 진국이라는 소리와 함께 살아 가시는 관장님 이십니다..
가르침과 함께 배움의 자세도 간직 하고 계시는 분이시기도 하구요...
고생 하셨습니다..
가르침과 함께 배움의 자세도 간직 하고 계시는 분이시기도 하구요...
고생 하셨습니다..
평택 임꺽정
글 읽다보니 제이름이 나오네요 깍쟁이라 좋네요
저는 지금 허리 발등 목 여기저기 안좋네요 하지만 열심히 노력한 보람이 있었네요
다음 시합도 얼마 안남았는데 영산대와 또노력해야 겠네요
하지만 긴장되는 8강전이지만 한번더 놀아 볼람니다
그리고 제가하는 본때는 막음새 얼름새에 나와있는동작을 막뵈기 한것 입니다.
계승회는 고 송 덕기 옹할아버님의 몸짓을 연구해야 하는것처럼
전통회는 고 신 한승옹 선생님의 몸짓을 연구하고 실천해야 합니다.
두분이 남겨주신 택견기술중에 쓸대없는 기술은 없는것 같습니다.
택견 배틀 결승까지 가면 더좋고 서로 이기든 지든 즐기자구요
너무 승부에 집착하면 똑같아집니다.
저는 지금 허리 발등 목 여기저기 안좋네요 하지만 열심히 노력한 보람이 있었네요
다음 시합도 얼마 안남았는데 영산대와 또노력해야 겠네요
하지만 긴장되는 8강전이지만 한번더 놀아 볼람니다
그리고 제가하는 본때는 막음새 얼름새에 나와있는동작을 막뵈기 한것 입니다.
계승회는 고 송 덕기 옹할아버님의 몸짓을 연구해야 하는것처럼
전통회는 고 신 한승옹 선생님의 몸짓을 연구하고 실천해야 합니다.
두분이 남겨주신 택견기술중에 쓸대없는 기술은 없는것 같습니다.
택견 배틀 결승까지 가면 더좋고 서로 이기든 지든 즐기자구요
너무 승부에 집착하면 똑같아집니다.
흠
여지껏 배틀에 참전하면서 풍물패분들에 대한 예의는 미처 생각지 못했는데 새로운걸 일깨워 주시네요..
롱
단숨에 에이스로 등극하신 현민오빠 ,ㅋ
구경꾼
좋은 비유이십니다.
그나저나 도지원을 무명때도 알아보시다니, 안목이 좋으신것 같습니다.
소병수선수의 깍쨍이란 비유에 물 한 바가지 뒤집어쓴 기분입니다.
한번도 그렇게 생각하지 못했는데 그저 사람 좋고 풍류좋아하는 그런정도로.
하지만 승부욕이 강한 깍쟁이가 맞네요. 실속파.
아마 상대 선수들도 그 허스름한 놀음에 휘말려서 제 실력들을 발휘못한듯합니다.
8강전부터 모든 경기가 빅매치이니 아무것도 아닌님의 명문도 기대하겠습니다.^^
그나저나 도지원을 무명때도 알아보시다니, 안목이 좋으신것 같습니다.
소병수선수의 깍쨍이란 비유에 물 한 바가지 뒤집어쓴 기분입니다.
한번도 그렇게 생각하지 못했는데 그저 사람 좋고 풍류좋아하는 그런정도로.
하지만 승부욕이 강한 깍쟁이가 맞네요. 실속파.
아마 상대 선수들도 그 허스름한 놀음에 휘말려서 제 실력들을 발휘못한듯합니다.
8강전부터 모든 경기가 빅매치이니 아무것도 아닌님의 명문도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