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견 안에 내것
아무것도 아닌... | 2006-09-24 14:113,872
대회 전체 의 추이가 분명한게 매력이지만.
한편으론 참 매몰차고 야속함이 뒤따르는 방식이기도 하다.
경기를 오랫동안 준비해온 선수들이, 단판으로 생사(?)여부가 갈리는 아쉬움도 적잖은데다
나로선, 봄부터 시작해서 무더운 여름내내 토요일마다 찾아온 배틀장에서
삼년째 얼굴을 보는 택견꾼들과 서로 인사 한마디 없이 스치는, 그 민망하고 썰렁함을
무릅쓴 발걸음이라 더욱 그렇다
토너먼트 한경기 한경기가 끝날때 마다, 곧 헤어짐 이기 때문이다. ^^
어제 토너먼트로 진행된 2006택견배틀 8강 첫경기에서도 예상에 어긋남 없는 성주팀의 위력이 드러났다.
성주팀의 면모를 떠올리면
뭐하나 부족한것이 없을만큼, 곳간이 채워져있는 어느 경상도 부잣집 솟을대문 양옆으로
쭈욱 줄지어 들어선 행랑간의 장정들을 보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그둘 중에 어느 하나를 불러 내 놓고서
" 니 어디 힘 한번 써봐라.....!." 한다해도 어느집 누구 못잖게 한가락씩 해낼 사내들인
성주고을 큰 부잣집의 안마당 풍경을 보는듯하다
그런 성주팀은 어제 안종석 선수가 대단한 활약을 했는데,
내 기억에 안선수는 금년에 첫얼굴을 뵈면서 세번인가 배틀경기에 출전 한것 같았다.
그동안 그는 위력은 있었지만, 늘 끝매조지 를 못하며 미적미적하게 끌고가는 뒤끝을 보이더니만
토너먼트를 앞두고서는 준비를 많이 했는지,
어제는 모처럼 대박을 터트리듯이 경기대 네선수를 차례로 물리치는 성과를 올렸다.
그러나 호사다마는 이럴때 쓰는 말이겠지만,
다섯선수째에 아차....! 눈에 작은상처가 나는 부상을 당하고 말았다.
그나마 수정체를 비켜간 안구의 흰자위여서 불행중 다행이다. ( 안종석 선수의 빠른 회복을 바란다 )
그리고 경기대의 마지막선수 김성룡군이
체력을 바탕으로 한 빠른 몸놀림과, 기민한 상황 적응력으로 기회를 엿보며 버텨봤지만
성주팀의 굵직한 사내들은 거침없이
저기 2006 택견배틀 우승을 향해, 멀지않은 걸음을 내딛고 말았다.
택견이 우리네 독특한 몸짓으로 무예와 놀이를 적절히 뒤섞은 것이라 해도
기본적인 택견기법을 몸에 익힌이들 사이의 경기에서 승부를 결정짓는건, 개인의 원천적인 힘의 작용이다.
그런점에서 성주팀이 압도적인 힘의 우위를 보이는 팀 이라면
두번째 경기였던 고려대팀과 전주덕진팀의 스타일은, 다듬어진 기술과 속도쪽에 더 무게를 두는 쪽이다.
양팀간에 누구도 절대우위 를 점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어제 경기의 백미는 역시 덕진팀의 빈현용선수 와 고대팀 황신구선수의 대결 이었다.
두선수 공히 장점으로 갖춘, 빠른 발질을 서로 견제하기 위한 두사람의 기싸움은,
상대에게 기습공간을 내주지 않으려고, 근접한 거리에서 치열했다.
그 대결이 승부의 분수령 이었는데,
결과는 송골매의 발톱으로 먼저 공격을 성공시킨, 황신구군의 승리로 끝났지만
상대와 상황에 따른 적응력을 우선시 하는, 두팀의 경기운영 스타일이 그대로 드러나는 판이었다./
택견은 전통의 것이다.
통한의 우리 역사과정에서 겨우 13년을 버티다 무너져 내린 대한제국 이후, 소멸의 공백기간 을 거치다
해방 이후, 다행히도 옛법과 문화풍속을 몸으로 기억하는 이가 있어서,
애지중지 되살려 오늘에 이르고 있다.
전통이란 기존의 것을 유지, 재생산 하는 종속의 형태 이면서도
오늘을 사는이들이 삶의 태도에 따라서,
새로운 발전과 창조의 가능성을 내포 하고있는 변혁의 출발점 이기도 하다.
만약 현재인들이 전통택견의 보존가치를 확보하고 유지하는 가운데, 새로운것을 만들어낸다면
내일은 그것이 또 다른 전통의 옷을 입게 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가야금산조 부문에는 인간문화재로 여러분이 한꺼번에 지정 되었었다.
그들은 가야금 이란 악기를 이용해, 장고의 반주로 자기류의 가락을 빚어낸 음악인들이었기 때문에
인간문화재를 지정할 당시에
그중에 어느 한분만을 정점으로한, 피라밋 구조속에 나머지 명인들을 넣을수가 없었다.
그들은 가야금산조 라는 같은 틀안에 있었지만
각기 다른류의 산조를 만들어낸, 고유하고 존중 받아야 할 예술인들 이었기 때문이다.
택견 또한 다르지 않으리라.
사람마다 체형이 다르고 특이성 이 있기때문에, 각기 잘 할수있는 분야가 따로 있을것이고
따라서 각자 다른 개성의 무예법이 만들어질수있다 고 본다.
일단 전통택견의 모든 기법을 마스터 한후 라면, 자기에게 맞고 효과적인 무법을 만들어낼 근거가
자연스레 갖춰지게 되잖을까 싶다.
소중한 전통을 금과옥조 처럼 여기는 택견인의 자세 못잖게, 오늘을 사는 이들에게는
소홀히 할수 없는 과제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택견꾼들이 자기것을 만들낼줄 아는 창의적인 자세와 의지를 갖는것이다.
그게 곧 젊은이의 모습이다.
그런면에서 나는 전주덕진팀의 김부중선수를 찬찬히 보았다.
모든경기를 꼭 이겨야만 실력있고 잘하는 택견이 아니라면, 그의 택견은 확실히 다른사람들과 구별된다.
분명 그도 택견의 틀 안에 있지만
김부중 선수는 승부를 결정짓는 경기력과는 또 다른면에서, 기존의것을 답습 하지않고
자신에게 맞는 독특한 무법으로 경기를 하는 그 개별성에 주목하고 싶다.
그야말로 전통의 틀안에 있되, 자신의 것을 또렷하게 갖춘 택견꾼의 한 전형 같아서 말이다.
그러면서 김선수는 정말 잘한다 싶게, 멋진 자기택견을 보여준다.
그에겐 언젠가는 일가를 이룰 가능성이 엿뵈면서, 큰 택견꾼의 모습이 얼핏얼핏 느껴져서 흐믓하다.
한국인 에게는 전통의 틀에서 조금 이라도 어긋나면 거부감을 갖는, 조금 강박적인 분위기가 있다.
또 이런말은 내가 삼년에 걸쳐 택견배틀을 지켜본 자유로운 일반인의 눈 이기때문에
가지는 순진한 바람이라고 할수도 있다.
그러나 전통이라 하는것도,
오랜 세월, 수많은 사람들에 의해서 끊임없는 첨삭이 가해지며 이어온 결과물, 이라고 본다면
오늘날 새로운 자기것을 만들어내려는 자세, 또한
소홀히 해선 안될 부분이다.
그리고 그 몫은, 아무래도 시간적으로나 감각적으로나 젋은이들에게 더 적합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아직은 택견을 일반 대중속에 자리잡게 만드는 저변의 확보와, 그 외연을 넓히기도 버거운게,
현재 우리택견의 실정이라고 말할수도 있을것이다.
더구나 택견배틀에 참가하는 선수들 상당숫자가 대학동아리 팀인데, 그들에게 전통의 경계끈을 넘어서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감각까지 기대 한다는것 자체가 무리 일수도 있을것이다.
그러나 꼭 참여하는 사람숫자의 비율에 따라 창조가 이뤄지는것은 아니다.
나는 아무것도 아닌 관객의 처지에 서 있지만
택견배틀에서 보아온 많은선수들 중에는, 택견을 자기삶의 보다 큰 부분으로 여기는 사람도 있을것이고
위로부터 배워온것만이 아닌,
자기만의 것을 창조해내는 감각과 재능이, 각 택견선수들에게 잠재해 있다고 본다.
바라건데 그들중에서 진짜 큰 택견꾼이 나오길 기대 하는것이다.
예컨데 가야금 산조 명인들의 제자가 인간문화재가 되었다고 해서 스승의 가락만을 똑같이 연주한다면
그는 전승자의 역활을 수행 할뿐이지, 진정한 예술가로서 대접 받을수 없다.
택견을 아끼는 일반인의 입장에서
웬만큼 단계에 올라섰다고 자부하는 택견꾼들이 기존의 것을 존중하고 그 틀을 지키되,
이기고 지는 승부와는 별개로
독창적이고 세련된 자기것을 확보한, 진짜 멋쟁이 택견꾼들이 등장하는 모습을 그려보는것도
꼭 헛된 내 꿈 만은 아니길 바라는 마음이다.
그게 아무리 요원한 것 일지라도
언젠가는 이 택견판에서, 소위 일가를 이룬 고수들의 존재가 또렷히 확인되는, 그런 배틀을 기대 해 보는것이다.
복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왜곡이 없다면
좋은글이네요 택견안에서의 자유로움 자기만의 몸짓
우리는 그것을 비난하는것은 아니죠
진실의 왜곡 그것이 문제입니다.
떳떳히 밝히고 나는 택견안에서 이렇게도 쓴다 라고
하고 자신이 느낀 노하우와 그에 합당한 물리적 원리를 적용한다면
한단계더 발전하는것이죠 허나 그것을 왜곡해서는 안된다는
생각도 큽니다
아무것도 아닌님의 글 잘읽었습니다
진실을 밝히는 현명한몸짓 현대에 맞는발전 이라면
누구든 두팔벌려 환영할것입니다.
조금은 답답함이 느껴지는글이네요...
돈때문도 아니고 명예때문도 아닙니다
왜 품밟기 품밟기 를 외치는지의 문제는 그리 간단한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어찌되었든 님의 글이 좋은취지에서 나온글이란것 만은 확신합니다
우리는 그것을 비난하는것은 아니죠
진실의 왜곡 그것이 문제입니다.
떳떳히 밝히고 나는 택견안에서 이렇게도 쓴다 라고
하고 자신이 느낀 노하우와 그에 합당한 물리적 원리를 적용한다면
한단계더 발전하는것이죠 허나 그것을 왜곡해서는 안된다는
생각도 큽니다
아무것도 아닌님의 글 잘읽었습니다
진실을 밝히는 현명한몸짓 현대에 맞는발전 이라면
누구든 두팔벌려 환영할것입니다.
조금은 답답함이 느껴지는글이네요...
돈때문도 아니고 명예때문도 아닙니다
왜 품밟기 품밟기 를 외치는지의 문제는 그리 간단한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어찌되었든 님의 글이 좋은취지에서 나온글이란것 만은 확신합니다
ㄴ
히야~~글 너무 맛갈나게 쓰시네요~~ㅎㅎㅎ
멋진글 감사합니다~~
멋진글 감사합니다~~
퓨전국악
가까운 예로 퓨전국악보면 우리나라 전통악기와 일렉기타,드럼 또 바이올린,첼로 등으로 조합하여 좋은 음악 만들지 않습니까,
택견도 전통을 지켜가면서 거기서 새로운거 창조해가면 좋을듯 싶습니다..
정주렬 선수처럼요..카포에라 비슷한 기술 멋졌습니다. 낄낄
택견도 전통을 지켜가면서 거기서 새로운거 창조해가면 좋을듯 싶습니다..
정주렬 선수처럼요..카포에라 비슷한 기술 멋졌습니다. 낄낄
구경꾼2
글 좋습니다. 잘보고 갑니다.
구경꾼
장문의 명문과 뜻깊은 얘기 새겨들을만 하네요. 좋을글 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