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무엇을 보았나.....?

아무것도 아닌... | 2006-10-29 10:57
3,723
잔치는 끝났다.

올해도 인사동 작은공원에서 펼쳐진 2006택견배틀이 삼년째 세월을 입더니만
이젠 웬만큼 자리를 잡아간다.
어제저녁은 지금껏 이대회가 벌인 세번의 결승경기중에서 가장 많은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아마도 단순히 결승전이어서 라기보다
최종전에 올라와야할 팀이 올라온판이라서, 다들 초미의 관심가지고 지켜본 날이었으리라
서울지역 각대학팀 선수들을 비롯해서 어제 경기가 없었던 전주나 경기지역에 적을 둔 선수들까지 찾아와
끼리끼리 마지막 축제를 빛내주니  
아무것도 아닌 처지일뿐 으로, 가을밤의 어둠속에 혼자서 지켜본  내눈에도 좋았다.

이제는 승자에겐 축하를, 패자에겐 위로를 보내야 하겠다.
그들의 성취와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너무들 잘했다.

배틀경기에서는 당연히 최고의 기량을 가진팀을 가려내는 결과도 중요하다
그러나 택견이 우리네 전통 삶속에서, 사람과 이웃이 소통하는 방식의 하나였다면
어느팀이 이겼든 혹은 졌든, 결과에 상관없이
그 과정에서 최선을 다한 선수와 관계자들의 노력과, 서로 부딫치며 빚어지는 사소한것들 이야말로
인간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진정한  아름다움이 된다는점도 기억하기를 바란다.

나는 택견인이 아니다.
(물론 택견배틀에  참여하고있는 사람들이라고 해서 다 택견인이라고 할순 없겠지만) 어쨋든,
마지막날에 택견을 바라보면서 떠오르는 상념이 없을수 없다.
나처럼 인사동을 지나다가 택견을 처음 접하게 되는 일반인들은
이곳에서 벌이는 결련택견판이 한국택견의 전부 인것으로 인식하는, 오해를 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뿌리는 같되,
달라도 상당히다른 경기방식과, 그 전통에대한 해석마져도 다른, 택견단체가 이미 확고한 모양새를 갖춘채
한국체육계에서 보다 큰 존재로 자리매김 되어있다 는 사실에는 아연하게된다.

어쩌다가 그렇게 되었는지는 택견 당사자들의 책임 이겠지만
일반인의 시각으로도 각 단체에는 그 나름대로 장단점이 있다는걸 누구나 쉽게 파악 할수 있을것 같다.
그 장단점의 퍼센테이지 또한 어렵잖게 따질수 있을만큼  뚜렷 하지만
택견단체 사이에 누구를 탓하기에 앞서서
서로를 아우루는 접점을 찾아야 할 필요성이 있다면, 그 책임 역시 택견인들에게 있을것이다.
그리고 일반인의 입장에서 한국택견의 현주소를 보자면 씁쓸함도 뒤따른다.
같은 줄기에서 나온 택견의 서로 다른 가지가,
각기 정당성을 주장하고 몸집을 불려가면서 성장 하는것도 중요 하지만
보다 큰 마음으로 택견의 영역을 확장하고 발전하려는 택견인 공통의 노력이 뒤따야하지 않을까...하는
아쉬운 마음을 거부할수 없기 때문이다.

어쨋든 올해도 나는 아무것도 아닌 사람으로써 전경기를 관람하면서,
도대체 내가 뭘 보았을까......한번 생각해본다.
수많은 팀과 선수들을 대충은 기억하면서, 개인적특성과 그 움직임 하나하나를 지켜본것은
딱히 택견재미 만을 위한것은 아니었을것이다.
이 배틀에 나오는 모두가 직업선수가 아닌, 우리주변에 흔히 볼수있는 학생 신분이거나 혹은 생활인으로써 제스스로 좋아서 하는 그들의 택견활동속에, 슬며시 엿뵈는 인간적인 면모에 촛점이 더 갔었다면,
그게 아무리 비약이 된다해도
그들의 구체적 개인생활을 지켜본것도 아니고, 그저 택견행위라는 틀속에서만 사람냄새를 찾아내려 했던  
내 눈빛에는 어쩔수 없는 공허함이 뒤따르게 된다.

때로는 비록 일방적이긴 해도 삼년째  찬찬히 지켜본 사람들인데. 막상 곁에 스쳐지나갈적에는  
아무것도 아닌 사람들로 비켜가야만 하는
마치 길가에 놓인 장식물 마냥. 삭막 할수밖에 없는 그런장면들은 참으로 민망하고 머쓱한 것이었다.
나이도 적지않은사람이, 결국 아무 소용도없을 남의 잔치에 들러리를 자청한 꼴이 되어버린다.
그러다보니
일요일날 아침마다 동네 도서관 컴퓨터앞에 앉아서, 누가 시키지도 않은 숙제를 해치우듯이
시간에 쫓겨가며 몇자 적어서 게시판에 올리는 행위도
따지고보자면, 참 건조하고 부질없게 된 인사동 택견배틀장을 향하는 내 토요일저녁 걸음의 민망함을
스스로라도 위로 해주려는 무의식적 몸짓이 아니었던지...모르겠다.

잔치는 끝났다.
내 건조한 토요일 걸음도 이제 그만이다.
마치는 섭섭함 못잖게 시원함도 적지않은게 솔직한 심정이다.
택견배틀 경기에 나왔던 선수 한사람 한사람의 개성과 느낌이야 내 기억에 남아있겠지만
그것은 말 그대로  한낱 기억일뿐,
소통이 없는 사람관계 에서는, 이제 모든게 공허한 사라짐의 과정만 남은것들이다.

그러나... 그렇다해도
소통이 없는 바라봄, 이란것이..참으로 소용될일없는 짓거리에 불과함을 나 역시 모르지 않았으면서도
몇달동안 근처에서 지켜보았던 사람들이다
탓도 없이....치레도 없이, 바라보았던 사람들이다.
이제 내가 지켜보았던 택견배틀선수 모두의  앞길에, 좋은일이 많이 있기를 바라는
축복의 마음을 보내고 싶다.

여러분들 모두 잘 지내기를,

Evenezer
아무것도 아닌..님의 좋은 글 지금까지 정말 감사드립니다!
내년에도 부탁드릴께요^^;

이런...
저 아래 뭐야. 뭔 헛소리를 하는지...
설마 우리쪽 사람은 아니겠지

카르폐디엠
↓개념학원 갈 시간 됬다.

임기현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저도 내년에 기회가 된다면 다시 선수로 뛰고 싶습니다.
그 때도 좋은 글 기대하겠습니다^^

어울림
내년엔 꼭 함께해요. 짝사랑은 이제그만. 함께 어울림속의 즐거움을 꼭 맛보세요.

나그네..
이제 한동한 아무것도 아닌님의 맛깔스런 경기감상평동 못보겠군요. 항상 좋은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내년에도 부탁해요~~

택견인
그렇게 관심이 있으시다면 직접 말 건내주세요~ 택견인은 항상 열려 있습니다.
저희가 알아뵙지 못해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