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쉬권법..?

아무것도 아닌 | 2007-06-03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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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가 미덕인 시대 이다보니  세월까지 빨라지는것인지
유월이 되자마자 남쪽 바다에선 해수욕장까지 개장을하면서 곧바로 쨍쨍한 초여름이다.

벌써 택견배틀이 시작된지도 네해째를 맞는다
나는 지난 삼년간 무슨정성이 뻣쳤었던지 거의 모든경기를 다 본셈인데, 올해부터는 뛰엄뛰엄 가보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2007배틀은 어제로 세번째 보았다.

내가 처음 택견배틀을 보게되었을때의 분위기와 요즘 분위기는, 매해 달라지면서 차이점이 꽤 있다.
지금은 그 장단점은 일단 접어두고 우선 긍정적인 쪽에서 보고싶다.
택견배틀이 차츰 차츰 대중에게 알려지게 되고 일반인들이 요구하는 재미를 충족하는 요소를 가미하면서
한 작은단체에서 비롯된 이 발랄하고 쌈박한 시도가
그동안 왠지 고답적이고 흐르지 못하는 물길처럼 꽉 막힌것만같던 전체 택견계에
새로운방향으로 꿈뜰거림을 유발하는, 예사롭잖게 주목할만한 운동성을 확보한셈 이라고나 할까.
옛전통을 바탕으로 했으되
엘리트 선수들이 아닌 일반 생활인들이 겨루는 경기로서의 택견배틀의 매력을
이 시대에 맞게 부각해낸 결련택견측의 순정한 안목과 열정, 그리고 대외적인 수완을 평가하고 싶다.

어쩌면 그런면이 아무것도 아닌 나같은 사람이 지난삼년동안 빠짐없이 경기를 찾게 만든 매력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과정에 참여하는 선수들 하나하나의 모습을
같은시대를 걸어가는 내 옆자리 사람들로 보게 되는것 일수도 있다.
비록 그들이 개인적으로는 곁을 스칠때에도 서로 일별의 눈길조차 주지않는 사람들 이라해도 말이다.

어쨌든
지난해  어느팀이 기권을 하는바람에 더 올라 갈수있었는데도 아쉽게 밀려나는 불운을 겪었던 양천구팀은
그동안 성대명륜팀에서 뛰었던 좋은 선수들까지 수혈받아서 어느팀을 만나도 위협적일수있을만큼
더욱 주목 받는팀이 된 인상을 주었다.
그리고 세상 모든사람에게는 개성이 다 있듯이
택견선수들 중에서도 승패와 관계없이  그가 하는 택견은 꼭 보고싶은 선수가 있기 마련인데
그중에 하나가 홍원표 선수가 아닐까 싶다.
지난해에는 몇경기 하지도 못하고 중도에 밀려난것이 못내 아까웠던 홍선수는 올해는 조금 다른 기술에
치중하려는지 나름대로 준비를 한 구석이 엿보이는데
기량이 날렵한 홍선수에게는 한가지, 전체 경기를 이끌어가는 질긴근성이 부족한게 아닌가 싶은 느낌이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한단계 발전하는 원표선수의 좋은택견을 지켜볼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양천팀에 맞선 인하대팀은, 택견배틀에서 처음 보는데도 그다지 어색하지 않을만큼
나름대로의 실력과 자기들의 행위를 즐길줄 알만큼  택견에 익숙한 팀이 아닌가 싶었다.
매력적인 양쪽 덧니를가진 이주한 선수는, 첫등장하면서 쑥쓰러움과 긴장감을 누그러뜨리는 미소가 참 좋고
인하대팀의 기둥인듯싶은 거구의 오현택선수는, 버터냄새  팍팍 풍기면서도 왕년에 한가락 했다는 뚝심과
체구에 어울리지 않는 저돌성으로 저 혼자 헉헉 대기도 했다.
이제 인하대팀이  택견배틀의 한 구성원으로서 
배틀을 하는게 단순히 타팀과 무도를 겨뤄보는것 뿐만이 아니라  
사람사이의 이해 폭을 넓히면서, 택견과정의 성취와 대학생활의 빛나는색갈을 즐길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두번째 경기에서도 올해 처음보는 선수들이 여럿 있었는데
용인대의 이건희선수는 제대로 각진얼굴과 건장한 체격에 어울리지않게 교태와 암내로 위장한 내숭권법(?)으로
경기대팀의 두 주축인 짐승 윤성균선수와, 귀여운산적 분위기가 역력한 김승룡선수를 간단하게 농락했다.
그는 경기 사이사이 에도 능청스레 요염을 떨어대더니만
판막음을 하고 나서도 튼실하고 풍만하기만한 엉덩이를 휘돌리면서 익살스런 관능춤을 추어댔다.
이선수는 지난경기에서 올킬을 했다더니
역시 힘과 기량에서 자신감을 내재한 선수이기 때문에
그와같은 유들유들한 섹쉬미(?)를 서슴없이 내 뿜으면서 즐기는 택견을 할수 있었으리라.

용인대팀은 그동안 이 택견배틀에서 만큼은 무도대학의 체면이 말씀이 아니었는데
이건희선수의 등장으로 용인대팀은, 마지막선수쯤으로 대기하고있던 뜨거운 호떡 윤홍덕선수가 한구석에서
맛없게 식은호떡으로 찌그러져 있는 호사를 누리게 되었다.^^
그리고 정주렬 감독의 스타일이 어디가랴... 싶게시리
첫등장하는 선수의 본데뵈기를  꽃바람잽이 선수가 대신 나와서 해주고는 바톤터치하는 재롱도
빠지지 않는 재미였다.
어제는 지난번에 취소된것 까지 해서 세경기가 있었는데,
아저씨가 비좁은 공간에 계속 끼어있기도 멋적고해서 나는 두경기만 보고 돌아왔다.

배틀 경기장곁에 붙어있는 작은대숲에
대나무순들이 지난번엔 막 올라오더니만  어제는 보니 쑥쑥 자라나 내 키만 한것도 있었다.
저 우후죽순처럼
네번째해를 맞는 이 택견배틀도
때묻지 않은 사람들이  은근한 정감으로 버무린 열정속에서
우리가 사는 이시대를 장식하는 전통스포츠 문화로, 혹은 새로운 장르의 밑바탕으로 일취월장 하길 바란다.

배틀팬
아쉬워요 ^^ 애인과의 시간이 항상 훌쩍가듯, 읽다보니 어느새 ... 아주 맛갈라는 글입니다. 배틀이 일주일마다라 아쉽듯, 아무것도 아닌님글도 일주일이 넘 길다 느껴집니다.

비틀
결코 짧은 글은 아니지만, 짧게만 느껴지는 이유는 무얼까요. 이왕 글쓰시는거 조금 더 길게 써주시면 안될까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