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와 양천구의 경기 동영상을 보고.

와룡봉추 | 2007-06-09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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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룡과 봉추. 이 둘 중 하나만 얻어도 천하를 가지게 된다.
유비는 사마휘선생의 말을 듣고 와룡을 얻어 천하의 삼분지 일을 얻는다.
택견판에도 이같은 진리가 있으니, 김성복 선수와 이규범 선수 두 명중
한명만 가져도 택견천하를 얻는다는 진리이리라.

와룡과 봉추에 비견되는 결련택견 절정의 고수 이규범 선수.
양천구와 인하대 시합 동영상에서 우리가 주의깊게 지켜봐야할 대목은
단 하나. 이규범 선수의 출전 부분이다.

왕년의 전설 오현택 선수? 강하다. 아니 강하기 보다 두렵다.
190대에 이르는 큰 키와 육중한 몸. 그 앞에 서면 동일한 신장의
신준휘 선수도 마치 갈대처럼 하늘거린다.
많은 인하대 선수 원형보존회(?)의 선수들이 오현택 선수의 등장에
한껏 격양되어 그의 진가를 찬양하고 있지만, 그는 말그대로 왕년의 전설.
왕년과는 조금 다른(?) 거구의 몸으로 재림했지만,
건너 성주에는 도창주 선수가 있고 배승배 선수가 있지 않은가.
비록 오늘의 복귀 무대로 그가 뿜어내는 공포감에 전율한 사람들이 많았겠지만,
하늘은 주유를 낳고 또한 제갈양을 낳았다던가.
상대편에 이규범 선수를 두었으니, 이는 이규범, 김성복 선수 이외에는
다른 주인공을 두지 않으려 하심이라.

어언 3년만에 보는 이규범 선수의 모습은 한결 깔끔했다.
그의 동작하나하나는 불필요한 모든 몸짓을 배제하여
마치 일식처럼 정갈하고 담백했으며 기회를 노리고
상대방으로 파고드는 공격은 일본도의 그것처럼 날카로왔다.

힘을 쓰지 않을 때는 최대한 웅크리고 있다가 공격이 상대에
적중하는 순간 온 몸의 힘을 폭발시켜 상대방에게 전달한다
다른 평범한 선수였으면 한번 시도하고 무위로 돌아갈 그런
평범한 걸이 기술도 기어이 상대방을 쓰러뜨리는데 사용하고 만다.

이규범 선수가 오현택 선수의 다리를 잡고 그 무게를 이기기 위해
온몸을 기울여 무게를 싣는 모습에서는 나도 모르게 박수가
튀어나오더니 오금잽이 기술로 상대의 한쪽 다리를 잡고
목을 밀다가 기회를 포착하여 바로 경기를 끝내버리는 모습을 보고는
온몸에 전율이 휩싸였다.

그대 택견천하를 얻고 싶은가?
그럼 방법은 두가지다.
와룡봉추를 얻든가, 아니면 쓰러뜨리든가.

손크고발큰놈
규범이와 성복이는 정말 열심히 운동을 하니 당연한 결과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피식
이건 웬 오버??

대한국인
허나 천하는 결국 조조쪽이 얻었나니...^^

흐흠
이왕 쓰시는거 중국대륙 한 지방의 '중국판 용비어천가'보다는 우리 역사를 비유하여 쓰셨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조조를 모르시네....조조부분까지 읽으세요^^

장창수
캬~ 멋지다
글 정말 잘쓰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