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i족의 Aki kiti?라는 무술

대한국인 | 2007-10-26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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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신기해서 한 마디 적어봅니다.

미국에 디스커버리라는 채널이 있는데 얼마전 부터 새로운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프로그램 제목은 'Last one standing' 대충 뜻은 '마지막까지 남는 자'인데, 프로그램의
주 내용은 문명의 손길이 거의 닿지않고 고립된 오지 부족을 찾아다니며 그 민족들의 가장 격한 스포츠, 주로 전통 방식의 격투를 직접 몸으로 체험하는 위험하다면 위험한 프로이다.

아무튼 오늘 그 프로를 보는데 마을 사람들의 생긴 모습으로 보면 확실히 몽고족인데 간간히 남미 인디오 같이 생긴 사람들도 있는 것으로 봐서 정확히는 알 수 없으나 (중간부터 본 관계로) 남미의 어디 오지 산간 마을 같았다.

아무튼 이 사람들은 수미(sumi)족으로 자신들을 불렀으며 그들이 보여준 격한 전통 스포츠는 신기하게도 '까기"와 유사하였다. 다시 말하자면 상체는 쓰지 않고 발로만 상대를 공격하는데 막기도 하고 걸기도 하고 물론 차기도 해서 상대를 넘어뜨리면 이기는 것이다. 승리기술을 택견식 관점에서 보자면 주로 오금 걸이, 오금 당기기, 낚시걸이, 는질러 차기 등이 주였다.  물론 시합에서는 결련 택견과 달리 옛법 발차기 (찍기, 꿈치차기등등)도 허용이 되었다.

시합은 주로 마을 단위로 하는데 소위 마을에서 발길질 좀 한다는 청년들이 모여 시합을 했다. 이들은 시합을 대비해서 늘상 연습을 했는데, 그 연습방벙을 들자면
1. 맨발로 산악구보
2. 산비탈을 밟거나 차기 (마치 감투바위를 밟듯이)
3. 자체 제작한 허들을 연속으로 설치해서 연속으로 높이 뛰어 넘기
4. 멀리 뛰기
5. 제자리 솟구쳐 뛰기 등등
하체와 발을 단련할 수 있는 거의 모든 방법으로 연습을 하였고 이 체력 훈련이외에 체계적이고 틀에 짜인 발질 수련법은 없어 보였다. 그냥 낱기술 하나 하나를 익히는 방법이었다.

이들은 또한 시합전에 스태미너 축적을 위해 개고기를 먹었으며 시합 전날 밤에는 모닥불을 피워 놓고 마을 청년들끼리 전의를 다졌다.

시합 장은 마을 근처의 야산에 평평한 곳을 정리하여 경기를 하였다.

시간이 늦어져 더 오래 보지는 못했지만 신기하지 않은가? 전쟁에서 쓰던 실제 육박 격투가 상,하체 및 사지를 모두 쓰는게 당연하고 또 그 기술들 중 위험한 것을 제한하여 평상시 서로 힘을 겨루거나 경기를 해 볼 목적으로 스포츠를 만들었다면 그 양상은 최소한 두 가지형태로 나타나야 한다. 첫째는 상체만 쓰는 씨름식의 경기 방식이다. 하체 기술들을 제한 하고 힘을 겨루게 하여 상대를 심하게 상하게 하는 것을 방지한 일종의 격투 스포츠이다. 우리는 이미 이러한 경기를 많이 봐왔고 또 잘 알고 있다: 터키 씨름 (이 경기는 동네에 잘 아는 터키 아저씨가 경영하는 카페에 가서 그 아저씨에게 직접 들은 것이다. 그 아저씨는 위구르 터키족 출신으로 놀랍게도 터키 올림픽 레슬링 국가대표를 하다가 미국으로 건너와서 고등학교에서 아이들에게 레슬링을 가르쳤었다고 한다.), 몽고 씨름, 스모...등등.

다른 나머지 하나는 하체만 이용해서 상대를 제압하는 경기 방식 일 것이다. 도 기현 회장님이 책에서 언급하신 '까기'가 그 예가 될 것이다. 그런데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으나 Sumi 족 (그들이 얼굴은 거의 몽고족과 흡사했다)의 경기가 그와 비슷한 형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티비나 전화도 없는 그 마을에서 현대 스포츠가 전해져 Aki kiti 라는 무술이 생겼을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이로써 우리는 최소한 스포츠된 격투 문화의 발전 양태에 있어서 typological하게 가능성이 있는 (상하체로 나누는 경우에 한하여) 두가지 경기 형태 (물론 모든 typological한 가능성이 현실에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가 실제로 모두 존재한다는 사실에 조금 놀라울 따름이다.

그럼 이러한 사실이 고대 택견의 시원 및 발전에 대한 고찰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을까? 예로 택견식의 상하체 모두 사용하는 기술이 있어서 경기화 되었고 그리고 이와 달리 상체만 쓰는 경기가 만들어 졌고, 또 이 둘과 또 다른 하체만 쓰는 경기가 만들어 졌을까? 이 문제는 사실 여러가지 논리적 가능성을 지닌 답변이 나올 수 있지만 내 지식으로는 답변이 불가능 하다. 이에 대한 상상은 뒤로 미루기로 하자.


    

ㅂㅂㅂ
아무리찿아봐도 못찿겠네요 보고싶은데 혹 옛고구려의 후손

엣지워커
흐음 이거 흥미로운 사실이군요. 어쩌면 모든 무술은 궁극적으로 같은 뿌리에서 왔다던지, 혹은 모든 무술의 궁극적인 형태는 똑같다던지 하는 이론이 맞을지도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