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고 송덕기 스승님 추모 결련 택견 대회에 대한 단상

자연인 | 2004-12-08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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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6년 가을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제1회 대회부터 지금까지  고 송덕기 스승님 추모결련 택견 대회를 보아온 택견인입니다.  지금은 초기 대회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물적 인적으로 많은 발전이 있는 걸 보면 새삼스레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이번 대회에서  크게 부상당한 선수 없이 끝마쳐져서 정말 다행스럽게 생각하며,  올해 돌풍을 일으키며 많은 관심의 대상이 되었던 성주 전수관 택견인 여러분들의 우승 정말 축하드립니다.

  항상 모든 일이 완벽할 수는 없겠지만,  이번 대회를 마치고 나서는 몇가지 생각이 머리속을 맴돌아 글을 남깁니다.  물론,  이를 공론화 하려거나 결련택견협회에 누를 끼치려는 생각은 아니며,  좀 더 나은 발전을 바라는 택견인 한사람의 충정으로 보아 주시기 바랍니다.

1.  대회의 홍보

올해 전반기 도기현 회장님께서 전부 구상하신 택견 배틀은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날이 갈수록 늘어나는 관중들의 호응과 외부 단체에서도 동영상 촬영 및 참가 의사를 밝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성과가 있었지요.  그런데,  이번 대회의 경우는 홍보가 너무 심하게 안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도기현 회장님게서 대회 말미에 "이번 대회는 우리 식구들만의 조촐한 잔치로 하고 싶어 홍보를 안하셨다"고는 하지만 저희 계승회 식구들만의 잔치라면 굳이 외부에 장소를 대여하여 개최 할 필요는 없지 않았나 합니다.
그렇다면 좀 넓은 전수관을 이용하면 될테니까요.

실제로 경기에 참가하려는 결련택견 협회 선수들 조차 장소를 시합일이 가까이 되어서야 알게된 점에 비추어 볼때  홍보를 안한게 아니라 못했다고 보여집니다.  이전에 계승회에서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송덕기 스승님 추모 대회를 하지 않고 넘어간 해가 있었는데, 그때 고려대에서 학생들만으로 자체적으로 치룬 대회와 거의 비슷한 분위기를 느꼈습니다.
물론,  상업적 이익을 바라고 하는 대회는 아니지만 조금만 신경쓰면 해결될 부분이 아닌가 합니다.

또한, 시기적으로 볼때 과거에는 대부분 10월 초에 대회를 개최한 것으로 기억하는데, 어느때 부터인가 대회 일정이 많이 늦어진 것 같습니다. 결국,  이로인해 야외가 아닌 실내 장소를 대여하는 것도 홍보가 늦어진 한 요소가 아닐까 합니다.

2. 대회의 진행

우리 계승회에서는 지난해 수련 체계의 변동에 이어 올해에는 시합 룰에 큰 변동이 있었습니다.  서로 맞잡은 상태에서의 윗발 및 아랫발질에 의하 타격을 금지하고(물론 딴죽은 예외입니다만..), 이번 대회에서는 갑자기 두 발이 동시에 닿았을 경우의 '마구잡이' 기술을 반칙에 포함시켰습니다.

전자의 경우에는 워낙 부상자가 속출했기 때문이라 이해하지만, 후자의 경우에는 과도한 제한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나마 충분한 여유를 두고 사전에 공지되었다면 모르지만, 시합을 불과 며칠 앞두고 그러한 규칙을 정하여 많은 혼란을 야기하지 않았나 합니다. 사실 선수들 가운데 발질과 마구잡이 이외에 다양한 기술을 구사할 수 있는 선수가 많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맞잡고 딴죽을 거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입식 타격기와 유사한 경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또한,  그러한 룰을 정한 이유를 생각해 보건데 전반기 택견 배틀에서 상당한 거구의 선수들이 발질 보다는 마구잡이와 같은 기술이 많아지자 좀더 윗발질에 의한 경기 유도 및 체구가 작은 선수에 대한 배려 차원이 아닌가 합니다.
하지만, 신장이 작은 선수가 윗발질로 신장이 큰 선수를 이기기란 사실상 힘들기 때문에,  오히려 이번 대회는 체구가 작은 선수들에게 불리하였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마구잡이의 변형으로서 한쪽 다리만 드는 경우와 들배지기의 경우(제가 보기에는 레슬링의 밸리 투 밸리 스플렉스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만..) 인정이 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가 심판을 보는 선생님에 따라서 다르게 판정이 되지 때문에 선수들간에 혼란이 있었다고 봅니다.

그리고 '물렀거라' 선언의 경우  3초 정도의 맞잡기 시간이 지나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번 시합의 경우는 그 간격이 좀더 늘어난 것 같고(이 마저도 심판을 보시는 선생님에 따라 많은 차이가 있었습니다), 결승전의 경우에는 마지막 선수들의 시합에서는 아예 무시하고 진행했다고 여겨집니다.

물론,  시합이 많이 지체되고 연장으로 인한 선수들의 체력 등을 고려하였다고 볼 수도 있지만 기본적인 룰은 지키는 것이 논란의 여지를 남기지 않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3. 대회의 후원

이번 대회는 역대 대회와는 달리 시합 후원업체의 명칭이 전면에 등장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예산을 생각한다면 그러한 후원은 자연스러운 일이겠으나 트로피 대신에 수여하는 도자기에 그러한 후원업체의 명칭을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은 앞부분의 홍보와 관련하여 괘를 같이하는 부분이라고 보여지는데, 관중에 대한 후원업체의 PR은 현대 스포츠에서는 없어는 안될 정도로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런데, 광고는 불특정 다수에게 전파하는 것이지 선수들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부분이 선수들에게 전달되는 것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사실, 닭고기의 다량 섭취가 택견 수련 증진에 미치는 영향은 영양학적 부분을 제외하고는 전혀 없다고 보여집니다).
결국, 이는 대회 홍보 부족의 결과라 하겠습니다.
모 단체의 경우에는 '대통령기'를 걸고 대회를 개최하는데, 그런 것 까지는 바라지 않습니다.  
다만,  최소한 우리 택견인들의 사기를 저하시키는 일은 없었으면 하는 바램일 뿐입니다.

글을 마치며.....

흥분한 마음에 두서없이 정리되지 않은 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서두에서 말씀드렸듯이, 이는 결코 우리 결련택견협회를 폄하하고자 쓴 글은 아닙니다. 
다만,  애착을 갖고 있는 한 택견인으로서의 의견입니다.
혹시라도 우리 식구들에게 누라고 여겨진다면 삭제하시기 바랍니다.

아침
자연인의 말씀에 공감합니다. 또한 문체에서 보여지는 배려와 겸손함이 있어서 대회를 주최한 분들에게 잔잔한 경종을 울려주었다고 생각합니다. 택견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나오는 이러한 비판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봅니다. 다만 열악한 환경? (여기서 환경이란 대회를 치룰 수 있는 자본력을 말함)에서 대회를 큰 대과 없이 치루어 내신 관계자 분들께 경의를 표하고 싶습니다. 건전한 비판이 살아 있을때 그 조직은 끊임없이 발전할 수 있다고 믿고 싶습니다.[01]

좀...
편파적이었음...-.ㅜ[06]

오호...
음... 닭고기 업체의 후원이었나요? ^^ㅋ 못 가봐서 동영상 기다리는데 트로피도 나올까요? ㅋㅋ 예전에는 한옥마을인가? 그런데서도 했던거 같은데...[01]

공감...
택견에 대한 애착과 발전을 위해 날카로운눈을 갖고 계시는 택견인이시군여... ^^[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