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견소설2편/마을 장 이 열리면
무소유 | 2010-02-02 00:202,940
그날은 정말 동네 잔치가 벌어지며 소싸움 ,풍물패등 여러 볼거리가 풍부했다~
장이서는날 사부님과의 산속 수련을 마치고 사부님이 장구경을 가자며
나를 이끌어주셨다 그날은 평소에 없었던 기인들 까지도 장터를 가득 매웠다
부채를 들고 외줄을 타는 기인도 있었고~ 장터 소싸움에 내기를 걸고 돈을
잃어 푸념을 내뱉는 사람들도 여럿 있었다
사부님은 가까운 주막에 들러 쉬어가자 하시곤 파전과 탁주 한사발을
시키셨다 덕기야 너는 아직 어리니 탁주는 무리이고 파전을 먹거라
예.. (나도 한사발 쭈욱~ 침이 꼴깍꼴깍...)
사부님은 탁주를 단숨에 들이키시더니
캬아~ 조오타~~~ 하시더니 수염 언저리에 묻어있는 탁주를 손으로
훔치시며 팔을 안에서 밖으로 뿌리셨다
그러자 옆에서있던 일본순사의 뒷덜미에 뭔가가 느껴졌는지
일본순사는 씨부렁.. 씨부렁.. 대며 어떤 놈이노 지금 침이노 뱉었나 ?
당장에 이리 나오지 않으면 혀를 잘라버리겠다고 위협을 했다
순간 장 내는 싸늘한 정적이 흘렀고 아무도 나서지 않고 주위의 시선만을
서로들 의식하며 몸을 숨기기에 바빴다..
그때 사부님이 일어나시며
하이고... 이거 미안하게 됐습니다..
입가에 묻은 탁주를 훓어낸다는것이 그만..
순사님께 날아갈줄이야~
사부님은 말은 그렇게 하셨지만 의연함을 잃지 않으셨다
내가 보기에는 되려 일본 순사의 혈압을 올리듯 놀리는 말투로
사과를 하셨다
오!!자네!! 자네가 임호라는 자로군 내 언젠가는 자네를
이곳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할것이니 각오 단단히 하기요!!
순사는 화를 꾹꾹 억누르는듯한 인상을 남기고 그자리를 떠났고
이내 사부님은 자! 자! 장날 분위기가 왜이럽니까~
풍악을 올려라~~ 닐리리야~~ 하며 어깨춤을 추시며 탈춤 비슷하게
춤사위를 선보이며 장터분위기를 삽시간에 달궈놓으셨다
그런데 탈춤은 탈춤같은데 어찌 이상한것이 산에서 수련할때
이따금씩 잌크!! 하시는 소리를 내시며 풍물패의 자반뒤지기와
비슷한 동작으로 발질도 하시며 아까 일본 순사를 놀리셨던
탁주 훓어 떨구는 동작도 하시는 것이었다! 한마리의 학처럼!!
분명! 외형은 탈춤이었으나 산속에서의 수련모습이 익숙한 나로서는
그것이 그냥 탈춤만은 아니라는걸 알수가있었다
그렇게 몇분가량을 흥에겨워 춤을추는동안 풍물패와 어우러진 사부님의
몸짓을 감상하던 사람들이 사부님이 춤을추다 솟구쳐 발질을 할때마다
키야 ~ 자네 아직도 여전하구먼~! 하며 탄성을 자아내기도 했다
그렇게 흥겨운 시간이 지나고 우리는 집으로 파하려 돌아서던중
사부님이 대뜸 이런말씀을 꺼내셨다 덕기야 지금 시국이 좋지않아
우리무예를 들어내놓고 떳떳이 할수있는 여건이 못된다!
참으로 서글픈 현실이 아닐수 없다 ..!
택견을 숨어서 해야하고 또 한다는걸 들키는날엔
일본놈들의 탄압을 받으니 말이다 허허!!
힘을 기르거라 어린너는 이나라의 희망이고 불씨이다
알겠지 덕기야~!!
어린나는 그때 무언가를 느꼈다 일본놈들 속에서
스승님이 탈춤을 보이신건 우리민족의 혼을 그 장터 사람들에게
잊지 말았으면 하는 바램의 스승님의 무언의 한마디 라는것을!
무식한 일본놈들이야 그것을 단지 탈춤 정도로만 보았겠지만
그자리에 있던 모든 우리 민족은 그것이 택견을 비유한 몸짓임을!!
어린나를 비롯, 모두가 알수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