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견소설8편/장송곡

무소유 | 2010-02-04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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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일이 있은후 한동안은 마을도 고요했다

평화속의 고요가 아닌 침묵속의 고요!

마을은 여전히 초상집 분위기였다

사람들은 저마다 내가 그를 죽인거라 자책하고있었다

어떤일도 손에 잡히는것이 없이 풀이죽어있는 사람들...

사부님과 그를 구하기위한 의지가 조금만 더 강했다면

어쩌면 그를 구할수도 있었으리라..   나또한 마음이 무거웠다


기분을 전환하고자 마을어귀를 한바퀴돌고 집에 들어섰을때

이건..! 사부님?!

집앞에 돌에 감긴 하얀천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사부님이 돌아오셨다!!

나는 이내 한걸음에 뒷산을 뛰어올라 사부님께로 향했다

한동안 뵙지못한 사부의 얼굴은 뭔가를 잃은듯한 슬픔에 가득차보였다

사부는 아무말이없이 까마귀골로 향하셨다

술잔을 돌무덤가에 뿌리시며

이보게 .. 편히가시게   부디 평온하시게..

눈을 질끈 감은 그의 눈가엔 뜨거운 눈물이 쉼없이 흐르고있었다

덕기야! 힘을 기르거라!

온나라 사람들이 지금은 반 일본인이 되어가고있어!

그들도 자각하지 못하고 말이다!

그건 현실을 도피해 편한 삶의 안주를 원하는

나약함이라 사부는 생각한다...!

우리의 정신마저 그들에게 지배당한다면

우리는 혼자힘으론 아무것도 못하는

그들의 꼭두각시가 될것이야!

명심하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