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견소설12편/옛날얘기 하나 해줄까?
무소유 | 2010-02-05 21:323,343
예 사부님...듣고싶습니다!
일본놈들이 조선땅에 발딛기 전에! 예전에는말이다~!
단오,추석,설날등 우리나라 큰 명절에는 항상 씨름과 택견판이 벌어지곤 했단다
그만큼 택견을 온국민이 즐겨 놀았던게지!
각 개인끼리 기예를 겨루기도 했지만
편을나눠 편을먹고 놀기도 했단다 (현 결련택견의 의미)
택견은 한사람이 이기면 진사람은 들어가고 다시 다른사람과 아까 이긴 사람이
붙게되어있지...
택견을 아주잘하는 택견꾼은 단한번도 지지않고 상대편을 모두 쓰러뜨리곤 했단다
말하자면 연승제로 행해졌던거지! 그렇게 판막음을 한사람은
마을의 자랑이라며 특혜를 주기도 했단다 이를테면..
판막음을 한사람은 그마을 어느집에 가서도
밥내놓으슈 하면 밥을 차려주고
술상내오슈 하면 술상에 기생까지 붙여줬었어..
후훗 ~그때가 그립구나...!
사부님도 판막음을 많이 하셨나요?
음.... 이 인왕산 자락에 이름난택견꾼이 여럿있었지만
나를 비롯 뫼석이가 제일 유명했었지!
그친구와의 한판은 아직도 잊을수가 없단다..
그녀석과 내가 맞붙는날에는 구경꾼이 기백명도 넘게와서
구경을하곤 했었지!
오후내내 승부를 보이지 못하고 저녁을먹고 휏불앞에서 다시붙고
또붙어도 판이 끝나질 않았어!
그래서 몇일을 쉬어가며 승부를 내기도 했단다
그 뫼석이녀석은 발기술이 뛰어나 가볍게 솟구쳐 상투를 차고 내린다해서
시를 지어주기도 했고
(백가지 기술 신통한 비각술
가볍게 상투와 비녀를 스치며
꽃때문에 다투는 것도 풍류이니
한번에 초선을 뺏으니 의기가 양양하다
이 한시는 1921년 당시 70세이던 제국신문 주필 매하 최영년이 지은것인데
1925년에 간행된 해동죽지(海東竹枝)의 속악유희 편의 기희조에 탁견희 라는
제목으로 실려 있다.)
이 사부는 뚝심을 기본으로한 태기질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웠던 사람이란다
그런데 그런 뫼석이를 이제 다시는 볼수가없다니...
사부님은 즐겁게 얘기를 해주시다가도
이따금 친구의 죽음을 자각한듯 한숨을 짙게쉬셨다..
그런데 사부님 가볍게 뛰어올라 상투를 스칠정도면? 몸이 매우 가벼워야겠네요?
그렇지 품밟기와 더불어 솟구치기를 꾸준히 해줘야 몸이 가벼워진단다
자 ~ 이렇게~!! 사부는 양무릎에 손을 짚고 움쿠린자세에서 오금을 피며
하늘로 솟구치셨다 그높이는 상투를 차는 정도보다 훨씬 높았다
우와~~~ 사부님 완전 하늘을 나는것 같아요~
그래 그래서 옛부터 백기신통 비각술 이라는 말도 생겨나지 않았더냐
백가지 신통한 발기술!
비각술이요? 그래 비각술!
덕기 너도 이제 성년이 되는구나!
예~
이제부터는 더욱 마음을 다잡거라
앞으로의 훈련은 비각술 위주로 할터이니!
나는 한편으로 기대되는 택견의 예술적인 발질을 배운다는 기대감에
그날밤 잠을 이룰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