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견배틀 히스토리 -마지막 송덕기옹 대회의 황제-

방랑자 | 2010-08-27 0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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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송덕기옹 대회의 황제편

2003년 제 7회 송덕기옹 대회. 이미 대회 전부터 사람들의 생각은 하나 였습니다. 과연 최강의 원투펀치 김영진 이규범을 가진 성대명륜을 막을 팀이 있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명륜을 막을 수 있는 팀이라면 명륜보다 무게감은 떨어지지만 진검 김원식이 버티고 있는 디팬딩 챔피언 성대 율전 그리고 전통의 라이벌 용인대학교 밖에 없을 것이라는 것이 평이었습니다. 하지만 세대교체에 실패한 용인대는 첫 경기에서 패하며 예선에서 떨어지는 이변이 발생했습니다. 이 후 용인대는 용인대 최고의 센스쟁이, 전설의 빨간바지의 제자 윤홍덕이 등장하기 전까지 몇 년간의 침체기에 빠지게 됩니다. 이렇게 우승후보의 한 축이 무너지면서 시대는 변화의 바람을 요구하게 됩니다.

첫 번째 블록에서는 성대 율전이 황제와 황제의 후계자는 더 이상 없지만 김원식과 윤방열 콤비를 중심으로 한 탄탄한 전력으로 승승장구하며 쉽게 쉽게 우승을 향해 달려갑니다. 그리고 반대편 블록에서는 예상보다 더욱 압도적인 명륜의 전력을 보면서 사람들은 경악하게 됩니다. 불꽃의 승부사 김영진과 글라디에이터 이규범은 명륜에 대항하는 적들을 모조리 쓸어버리며 우승은 당연히 명륜의 것이다는 것을 실력으로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명륜에게 처참하게 침몰한 팀 중에는 경북의 성주팀이 있었습니다. 이 대회에 성주라는 팀이 존재했는지도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일 정도로 아직 성주와 명륜의 명성의 차이는 하늘과 땅의 차이였습니다. 하지만 이 후 성주라는 팀이 택견판을 지배할 것이고 명륜과 기나긴 몇 년간 사투를 벌이며 택견판의 전설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는 아직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시기입니다.

그리고 압도적인 기량의 명륜에는 아직 원투펀치의 빛에 가려지 있지만 한 명의 유망주가 얼굴을 드러냅니다. 앞으로 명륜의 수호신이 될 남자, 아랫발잡기의 귀신으로 불릴 김성복 선수가 등장합니다. 아직까지는 선배인 김영진과 동기인 이규범의 레벨에는 도달하지 못했지만 앞으로 훌륭한 선수가 될 것이라고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됩니다.

4강전 우승후보 넘버원 명륜은 뜻하지 않은 고전을 하게 됩니다. 상대는 후에 2004년 성대명륜을 우승으로 2005년 율전을 3위에 올려 놓을 현재 수원전수관의 선생님이신 세밀한 계산의 달인 김재광 선생님이 감독으로 있는 송파전수관. 장신의 들어찍기의 고수 김정래 선수와 명륜의 박현수 이전 시대의 전광석화의 후려차기의 달인 전상국 선수가 버틴 송파전수관은 명륜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집니다. 전상국 선수는 특유의 보이지 않는 후려차기로 절대 질것 같지 않던 김영진 선수에게 1패를 안깁니다. 그리고 명륜의 마지막 주자 앞으로 배틀의 초대 MVP가 될 남자 이규범 선수를 시합장으로 불러냅니다. 양팀 모두 긴장된 상황. 하지만 이규범 선수는 이 긴장된 상황에서도 아랑곳 하지 않고 전상국 선수에게 돌진합니다. 그리고 전상국 선수에게 후려차기를 찰 기회도 주지 않으며 차가운 메트의 감촉을 느끼게 해줍니다. 이렇게 명륜은 이 대회 처음으로 고전을 하며 결승에 오르게 됩니다.

2002년 이후 다시 한 번 맞붙는 분열된 제국. 성대 율전과 명륜. 여태까지는 명륜이 율전을 뒤쫓는 느낌이었으나 이번 대회 부터는 처음으로 율전이 명륜을 뒤쫓는 것 같은 양상이 펼처집니다. 확실히 시대가 변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제 7회 권위가 살아있던 마지막 송덕기옹 대회였습니다. 명륜의 선봉장 강현각 선수가 활약을 해주면서 명륜은 기분 좋게 경기를 이끌어 갑니다. 하지만 전대회 챔피언 성대 율전 역시 윤방열 선수가 명륜의 전사들을 패퇴시키면서 챔피언의 자존심을 지킵니다. 그리고 명륜에서는 이 대회 최강의 승부사 김영진이 등장합니다. 상대는 이제는 율전의 리더가 된 황제의 직계 진검 김원식 선수가 율전의 마지막 주자로 나섭니다. 2002년 이 둘의 승부에서는 김영진이 이겼지만 김영진의 명륜은 결국 패했고, 김원식은 김영진과의 승부에서는 패했지만 김원식의 율전은 승리한 엇갈린 운명의 두 사람이 2003년 최강의 승부사의 자격과 팀의 우승을 놓고 격돌합니다. 2002년 결승에서 패하고 멍하니 하늘을 바라봐야 했던 명륜 최강의 남자 김영진은 후려차기를 김원식 선수의 얼굴에 정확하게 명중시키며 이번에는 손을 치켜들고 환호를 하며 하늘을 바라봅니다. 그리고 환호하는 명륜 응원단과 아쉬움이 가득한 율전 응원단. 그렇게 성대 명륜은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하게 되고 김영진은 마지막 송덕기옹 대회의 황제로 등극합니다. 권위있는 대회로서의 마지막 송덕기옹 대회는 이로써 끝이 납니다.

2004년. 처음으로 인사동에서 택견배틀이라는 대회가 열리게 됩니다. 변화의 바람이 불어오고 있는 택견판. 여태까지 주목받지 못하던 지방의 두 팀이 서울의 강팀들을 차례차례 꺽는 이변이 발생하게 되고 그렇게 2004년 다시 한 번 뜨거운 승부의 바람이 불어오게 됩니다.      

2003년 대회의 주인공은 성대 명륜이었습니다. 다음 이야기는 2004년 초대 택견배틀. 대학팀의 자존심을 보여주는 성대명륜과 고려대학교 그리고 그에 맞서는 무명의 지방팀. 성주와 덕진의 이야기를 위주로 펼쳐집니다. 2005년까지 이야기가 간다면 2005년에는 떠오르는 신흥세력 경기대와 명문가의 부활 율전의 이야기 그리고 새로운 전설의 시작 배승배 선수, 명륜의 고독한 전사 김성복 선수 등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하겠습니다.  

청심환
재미난다 재미나...드뎌 담번에 택견배틀 시작인가요? 성주의 급부상 이야기가 엄텅 기대되네요....님 정말 짱이심...

불꽃남자
우왕 울학교 이제 나온당!!!

글쓴이는마법사
이토록 세세하게 설명해주시니 정말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지는것 처럼 마치 제가 그 시절 그곳에 있었던 것 같은 느낌이 나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파이팅
다음 연재는 언제???
파이팅 입니다 ㅋ

방랑자 팬
와우~!
이렇게 결련택견의 역사를 잘아시는 분이시라면 혹시 선생님 중 한분아닐까요?
방랑자님 궁금합니다~~~

아리쇠 김서방
2004년 처음 택견을 시작하고 2005년도 처녀출전 했었는데...
그 이전의 역사를 하나하나 되짚어 주시는 것 같아 감사하고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다음 이야기 기대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