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형을 넘어서...

아마추어 | 2016-06-08 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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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한국의 잊혀진 전통에 대한 아쉬움과 여러 사람들의 노력으로 재건되어가는 아름다움을 동시에 느끼며 살아가고 있는 청년 입니다.

택견을 직접 수련한적은 없지만 우연한 기회에 옛법 영상을 보게되어 동작의 강렬함에 매료된 후, 꾸준히 택견배틀 동영상을 찾아보며 택견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외국인 친구들에게 택견영상을 보여주면 멋지고 아름답다고 감탄을 합니다. 아마 제가 느꼈던 강렬함을 동일하게 느끼는 것 같습니다.

동영상 찾아보는 것에 머물다보니 직접 경험해보고 싶은 마음마저 들어서 수련의 의지를 가지고 관련 정보들을 찾아보았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많은 논란(원형이 무엇인가에 관련한..)과 오해들이 택견의 울타리 안에서 존재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당장 이 사이트 내에서도 관련한 논쟁들이 많구요.

택견의 울타리 밖에 있는 저로서는 참 당황스럽습니다. 수련의 시작부터 '그래서 나는 어떤 협회에서 무슨 품을 밟을것이냐' 를 고민해야 하니 말입니다.

속히 논란들이 해결되어 택견의 발전에 저해가 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듭니다.

진짜 전통이 무엇이었냐고 논란이 되는 마당에 앞으로의 발전을 이야기하는것이 아이러니하긴합니다.

조심스럽게 이 글을 쓰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제가 알기로 거의 모든 격투 스포츠는 사람을 죽이는 살상기술에서 시작해 전쟁을 대비하는 기술로 군대에 보급이 되는 과정을 거칩니다. (그렇지 않더라도 그 기술을 배우게 되는 불특정 다수가 생겨납니다. )이 과정에서 커리큘럼의 체계화를 거칩니다. 실력있는 다수의 격투가가 양성되고 그들의 공정한 경쟁을 통해 새로운 기술과 전략들이 생성됩니다. 이러한 진보는 기존의 커리큘럼에 흡수가 되어 그 스포츠의 모습이 경쟁에서 승리하는 방향으로 변화합니다.

윗 문단에서 이야기한 '공정한 경쟁'은 결국 격투의 스포츠화를 의미합니다. 즉 스포츠화된 격투기는 이미 진보의 과정을 거치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지요.

서로 말로만 자기가 제일 쎄다고 싸우던 격투가들이 mma판에서 몸으로 직접 싸우게 되자 초특급 메가톤급 빠른 발전 속도가 찾아왔다는 점이 이런 견해의 근거가 된다고 봅니다.

택견은 전세계에서 거의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이른 시점에 이러한 진보의 과정을 거친 격투 스포츠입니다.

아니 아예 스포츠화된 형태로 발견이 되었고 전승중에 있습니다. 굳어진 형태가 아니라 경쟁을 통해 살아있는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슬픈 역사로 인해, 마땅히 해야할 이야기(기술의 적극적인 개발과 전략의 토론)를 하지 않고 에너지를 크게 소비하는 논쟁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것 처럼 보입니다. 마치 '살려만 내 일단!'하고 외치는 의사들을 보는 것 같습니다.

역사학적으로는 의미가 있는 일이고 마땅히 해야할 일이지만 그 시간만큼 현대의 택견에 대한 과감한 변화 시도도 해야한다고 봅니다.

원래 변화는 그런거니까 말입니다.

송덕기 할아버지의 택견과 지금의 택견은 달라야하지 않을까요..

룰로 거리를 좁혀 놓는 것 보다 마음껏 치고 빠지고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품을 더 다채롭기 밟게하는 길 아닐까요..?

개인전을 체급전으로 신설하여 기술의 발전을 꾀하는 것은 어떨까요..?

옛법의 기술들만을 사용하는 개인전을 신설하여서 타 격투 스포츠와의 차별화를 가능하게 하고 동시에 옛법 기술들의 용법을 디테일하게 발전시키는 방법은 어떨까요..?

'나중의 택견'

어떻게 나아가야 한다고 보시는가요?

무엇이 그때 그 당시의 택견이었는가 만큼
당장에 무슨 택견을 해야하는지 고민하는

타 무술 수련자가,

애정을 담아,

아쉬움에 넋두리를 써봅니다.

네발
이제라도님 글 잘 쓰시네요 내가 가지 않은 다른 갈래의 길을 가는 한 테두리 안의 사람이 무척 소중하죠. 서로 많이도 배우고요 ㅎㅎ

이제라도
장님 셋이 코끼리를 보쥐 않고 각자 다른 부분을 만지고 코끼리는 이렇게 생겼다
하는것과 뭐가 다릅니까?

택견이 뭐였던간에 현재의 룰의 공통점은 얼굴을차거나 쓰러뜨리면 이긴다로
거의 대다수의 단체가 암묵적 동의하고 그러한 시합형태를 쓰고있습니다
그외적의 것은 개인이 무술로서 가치를 두고 나아갈수 있지만
적어도 현대의 시합형태는 그러한 것이죠

신한승선생과 어린?도기현이 함께 참석한 시합에서 그러한 룰을 채용하였고
송덕기 스승님이 그리차면 안된다 하셨다니
이미 그때부터 택견의 시합형태는 변형된것이 맞지 않나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합의점이라면 합의점이 될법한 룰을 공통으로 쓰고있음에도
이건이렇다 저건저렇다 각자들 주장을 합니다

최근 배틀에서 결련과 대한쪽 단체의 시합만 봐도
각자배운 커리큘럼은 달라도 그 쓰임의 차이는 크게 없었다 라고 객관적으로
보여집니다 아랫발 못피할것이다 역품밟으니 얼굴 차이기좋다 등

코끼리 전체를 다못봤으면 서로모여서 내가만진 부분은 이렇더라
그래? 내가만진 부분은 이렇더라구 그럼그게 이리이리 된게군?
하고 화합하면 안될까요?

솔직히 그건 각단체장들의 아집입니다
제 개인 사견은 분명 아집 그이상의 것도 아닙니다
송덕기 옹의 완전체 택견을 다들 모른다면
적어도 그를 스쳐지나갔던 사람들만이라도 자주자주 토론하고
모여서 서로를 봐주고 보완해야지

자기몸집 불리기 자신만이 제자인냥..
그러한 태도와 욕심때문에 화합은 되는듯 마는듯 그러다 또 머리굵은이가
이게 맞다 하고 불쑥 불쑥 나타나 줄기줄기 뻗고 나갈테죠

모든 무술유파들이 그렇습니다 배운 그대로를 털어놓고
서로를 존중하고 입장을 명확히 밝혀서 이건추가한 것이다
하고 멋지게 가진것을 다 밝히고 함께 나아갈 방법을 찾아야지요

따지고 보면 각단체마다 추가된 사항들은 다들 있고
그게맞다 저게맞다 주장이아닌 협력관계를 도모해야할것이고
서로 존중하며 접근했을때라야만 정확한 기술들과 명칭또한 통일할수 있을것입니다

그게 아니고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식의 마인드라면
2~30년 안에 더많은 유파들은 우후죽순 격으로 파생될것입니다

제가 초기에 계승회때 원본글 쓴분처럼 개인전도 하면 어떻겠냐등
의견을 게시한적이 있었어요 그때 반응은(같은협회사라의댓글로생각됨)
무슨 개인전이냐며 면박..

그게 갇혀있는 생각의 한계입니다
결련택견인데 무슨 개인전이냐로 그사람은 이미 굳어진 것이죠
개인전만 하자는 의견도 아니었고 수준높은 사람 추려서 개인전 하자는 의견에
그러한 반응이 나왔다는게 많이 당혹스러웠었죠 ...

원형 물론 중요합니다 허나 작금의 형태가 얼굴차고 쓰러뜨리면 이기는 룰이
공통이라면 거기에 맞춰 협력도모하며 토론해 나가야 합니다

지그의 이러한 단체간 타대회에 나가서 겨루는 방식의 협력 화합도
나쁘진 않지만 자칫 반대편 생각하는 자들은 거봐 이게 우수한것이다 하고
삐뚫게 나가기 시작하면 더큰 상처를 입을수도 있어 보입니다

안녕하세요
닭둘기 님,

저는 "조여라 조여"라는 말은 상대와 공방을 벌일 수 있는 거리에 들어가기
직전까지 거리를 재라는 의미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서로 때릴 수 있는 거리까지
들어가라는 의미(현재의 결련택견협회의 시합에서 아랫발을 대는 거리까지 붙으라는)
는 아닌 것으로 추정합니다.

택견이 싸움기술이라고 하면 내가 맞을 수 있는 거리고 들어가는 것은 어찌되었든
상대를 일차적으로 제압하여 나를 공격하지 못하게 한 이후에나 가능한 것이니까요.

이크에크
송덕기 할아버지의 택견과 지금의 택견은 달라야하지 않을까요라고 하면서 치고 나간게 대한택견협회입니다.

닭둘기
3에 대해

그래서 '조여라 조여'라는 말이 나왔다고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요

결련택견이라는 '경기'에서는 거리 재고 있으면 경기가 진행 안되죠.싸움이라는 상황이아닌 경기 자체를 위해 규칙에 따른 공방이 이루어질 수 있는 거리만큼 좁히라는 '암묵적 규칙'으로 보면 되죠
그걸현대에 복원과정애서 경기장을 좁히는 식으로 한 것이고

싸움상황에서까지 거리 좁은게 택견답다고 말 하는 단체는 없는것으로 압니다만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남겨 주신 글은 잘 보았습니다.

그런데, 제가 아는 내용을 몇 가지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1. 택견은 '격투 스포츠'로 전승되던 것이 아닙니다. 싸움기술로 전승이 되었던 것입니다. 그 와중에 스포츠처럼 몇 가지 제약을 걸어두고 기량을 견주어 보기도 하였던 것이구요. 메인은 경기가 아니라 싸움이었습니다. 송덕기 선생님 시절만 생각해보아도 실전을 경기로만 경험하던 때가 아니지요.

2. 현재 택견은 "제대로 배우지 못한" 사람들이 이끌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문화재 택견 쪽의 신한승 선생님이 송덕기 선생님의 택견을 배운 기간이 얼마 되지 않은 것은 주지의 사실이고 대한택견회의 이용복 큰선생님이 송덕기 선생님께 배운 기간은 없다고 해도 좋을 만큼 짧지요. 결련택견회의 도기현 회장님은 오랜 기간 배우셨지만 깊게 잘 배우지는 못하셨다고 책에서도 스스로 말씀하신 바가 있구요. 그러다보니 예전 택견의 부분집합들이 서로 싸우는 형태가 되어 있는 것입니다. 그러던 와중에 위대택견 분들이 나타나서 송덕기 할아버지 택견을 자기들이 더 깊게 잘 배웠으니 이게 택견이다 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구요.

시간이 지나면 사실이 무엇인지 밝혀지겠지요.

예전 택견을 완전히 찾는 게 맞는 방향인지 새로이 발전하는 것이 맞는 방향인지도 결정해야 할 겁니다. 그런데, 택견은 무술로서의 의미도 있지만 우선적으로 문화재로서, 전통계승으로서의 의미도 있기 때문에 원형을 찾는 것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라고는 생각합니다.

*문화재 택견 측은 송덕기 선생님 택견만을 계승했다고 주장하지 않으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른 선생님으로부터도 배우신 내용이 있고 전국을 돌며 자료를 수집하셨다고도 하고..

3. 예전 택견 시합 자료(신한승 선생님 촬영자료, 태견 책 사진자료 등)를 보면 서로 닿지 않는 거리에서 상대와의 거리를 재고 빈틈을 만드는 등 그야말로 "싸우기 위한" 준비자세들을 잡고 있었습니다. 거리감으로만 보면 문화재 택견 쪽의 "맞서기"와 거리감은 더 비슷하지 않을까 싶네요. 룰로 경기장을 좁게 하는 것은 결련택견협회의 이념에 가까울 겁니다. 경기장을 넓게 하는 시도는 문화재 택견 측에서 이미 하고 계시니 다양성 면에서도 결련택견회는 오히려 지금대로 하는 게 자료를 수집하기에는 더 좋은 방법이 아닐까 싶기도 하구요.

아랫발질을 택견의 메인으로 생각하시는 결련택견회 입장에서는 경기장을 좁게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결론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택견에 애정을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