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이 지켜보고 있다.] 카타나 VS 롱소드

총무 | 2011-06-07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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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신랑 딴죽~
동양의 카타나와 서양의 롱소드가 부딪치면 누가 이길까? 하는 궁금함을 가지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택견배틀에서도 공격력이 강한 팀들끼리 붙게 되면 과연 결과가 어찌될지 궁금해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아리쇠나 강동이나 지난번 경기에서 모두 올킬을 기록한 바가 있는 공격력이 높은 팀인지라 그런 팀들끼리 맞붙을 경우 어떻게 될지 정말 궁금했다.

아리쇠는 첫 선수로 박철 선수를 내보냈다. 이전에 협회에서 행사할 때 와서 자주 돕던 수더분한 인상의 선수였는데 경기를 보는 것은 오늘이 처음이었다. 체구가 작으니만큼 날쌘 품을 보여주며 발질 위주가 되지 않을까 하는 예상을 했는데...오 마이갓, 과감하게 바로 오른발 후려차기를 했고 그걸로 첫 번째 승부는 그대로 나 버렸다. 올해는 선수들이 다들 페이스가 너무 빨라-_-;

강동에서 김홍종 선수가 출전했다. 손을 위로 바짝 올린 자세를 보니 윗발질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이 한눈에 들어왔다. 심판의 시작신호가 끝나자마자 곁차기를 올려보내며 공격을 개시한 김홍종 선수의 거센 공격에 박철 선수가 위태위태했다. 이어 그 상태에서 체격이 우월한 김홍종 선수가 박철 선수를 잡아 메쳐......버리는가 했더니 아!! 박철 선수가 중심을 잡고 몸을 휘돌리자 매트에 누운 사람은 김홍종 선수가 되어버렸다. 아이고 이런 -ㅁ-

첫 출전에서 2승을 올려 기세가 올라간 박철 선수를 잡기 위해 강동에서 박정훈 선수가 나왔다. 자세가 중심이 잘 잡혀있는 것이 아무래도 힘이 좋고 태질이 좋은 선수일 듯 싶다. 박정훈 선수는 시작하자마자 박철 선수의 덜미를 잡으며 휘둘렀고 상대적으로 체격이 작은 박철 선수는 가랑잎처럼 이리저리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박정훈 선수의 힘좋은 장대걸이를 당한 박철 선수가 날아가나 싶더니 잽싸게 중심을 잡고 다시 안착 성공! 그렇지만 이거 위험해보인다-_- 박철 선수가 아무래도 체중이 적다보니 윗발질을 하다가 넘어져버리기도 하는 등 불안불안하다 했더니 이내 오금잽이로 박정훈 선수가 박철 선수를 바닥에 꽂아버렸네.

경기대에서 백종민 선수를 내보냈다. 다음 무예동에서 네발낭상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는 백종민 선수는 충주쪽의 택견과 송도수박도 배우는 등 무술에 대한 열정이 많은 택견꾼이다. 물론 승률과는 별도로 이야기해야겠지만...크하하 -ㅁ- 하여튼 오랜 무술 경험으로 시원하게 본때뵈기를 보인 백종민 선수는 호리호리한 외모와는 달리 힘도 좋고 중심도 좋아서 박정훈 선수를 상대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물론 생각과 실제는 다른법이다-_- 어이쿠, 얼마 안되어서 바로 외발쌍걸이를 당해서 백종민 선수 패퇴-0- 곰의 저주라도 만들어야 하나...어째 이거 되겠다 싶겠다고 생각하는 선수는 지네 그랴...죄송...-_- 오랜만에 나와서 아쉽게 되었다. 아리쇠를 보니 다음 선수는 김상일 선수가 아닐까 싶었다. 김성용 선수는 오랜만의 출전이라 아무래도 좀 불안하고 윤성군 선수는 히든카드로 남겨둬야 하니 아무래도 김상일 선수를 내보내서 노련하게 흐름을 끊는 편이 나을지도...그리고 예상대로 되었다.

김상일 선수는 새신랑 소리를 들으며 등장해서 역시나 노련하게 경기를 풀어나가기 시작했다. 거리가 좀 떨어진다 싶으면 바로 윗발질로 상대의 안면을 노리고 붙었다 싶으면 중심을 낮춰서 이전처럼 뽑혀들지 않도록 조심하고...박정훈 선수와 주거니 받거니 하던 그 승부는 순간 빈틈을 노려 작렬시킨 김상일 선수의 번개같은 딴죽으로 났다. 바로 앞에서 작렬하는 것을 보니 아주 멋진 기술이었다.

강동의 살인미소 차승원 선수가 등장했다. 과연 승리해서 살인 미소를 날려줄 것인가 하는 아나걸의 멘트에 이미 한번 씨익 웃어준 차승원 선수는 기본기가 좋아보였다. 아랫발질부터 윗발질, 태질까지 안정적인 면을 보여주었고 그것은 김상일 선수도 마찬가지. 두 선수가 신장 차이는 있지만 스타일은 거의 비슷한 것이 승부가 쉽게 나지 않을 듯 했지만 어쨌든 기본기들도 좋고 소극적 경기로 경고도 받아서 그런지 좋은 장면들은 많이 나왔다. 결과는 무승부. 아쉬움 속에 두 선수는 자리로 돌아갔다.

아리쇠는 다음 선수로 김성용 선수가 나왔다. 오랜만에 경기를 뛰는 김성용 선수는 본때뵈기를 하는데 몸이 예전같지 않아보이는 것이 불안불안했다-_- 특기가 솟구치는 발길질과 자반뒤집기인데 본때뵈기에 푸쉬업을 하다니, 그러다 팬 떨어져나가겠수다 -ㅁ- 하지만 하던 가락이 어디 가지는 않을테니......강동은 마지막 선수로 박경철 선수가 나왔다. 날카로운 인상이 만만치 않은 것이......시작 신호가 나오자마자 박경철 선수가 번개같이 김성용 선수의 덜미를 잡고 딴죽을 걸자 김성용 선수가 휘청하며 왼다리가 들렸다. 어? 또 초살 승부인가? 했는데 역시 노련한 김성용 선수가 박경철 선수의 오금을 잡아채며 되치기에 들어갔다. 하지만 장외로 나가며 다시 원점으로.

박경철 선수는 다시 예의 그 덜미 딴죽으로 김성용 선수를 흔들더니 이내 허벅지를 잡으며 김성용 선수를 크게 휘둘렀다. 다리가 크게 들리며 김성용 선수가 바닥에 내려앉나 했는데 마치 맴돌려차기를 하듯이 다리를 크게 돌리며 위기에서 탈출! 멋진 위기탈출이었다. 그렇지만 아무래도 김성용 선수가 정상 컨디션은 아닌 모양이다. 최근에 술도 끊고 다시 열심히 운동 중인데 아직 몸이 만들어지지 않은 것인지 아니면 오랜만의 출전이라서 긴장한 탓인지 특유의 발길질보다는 태질 위주로 많이 공격을 하는 편이었다. 그러던 중 박경철 선수가 잡은 덜미를 흘리며 엉덩걸이로 휙 메치며 의외의 기술로 승부가 나 버렸다.

막강한 공격력을 가진 카타나와 롱소드의 대결은 경기대의 승리로 끝났다. 올킬을 한 팀끼리의 경기라서 그런지 박빙의 승부였고 무승부가 났음에도 전혀 지루하지 않았던 전개는 볼만했다. 하지만 강동에서는 지난번 경기에서 올킬을 기록한 전필홍 선수가 출전하지 않았고 경기대는 김성용 선수의 컨디션이 완전하지 않은 상태여서 그런지 뭔가 불완전 연소된 느낌이 강했다. 이긴 경기대학교나 진 강동 전수관이나 뭔가 열처리가 하나 빠진 듯한 기분이 들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더니 승리한 아리쇠는 별로 그런 생각이 없는 듯 신나 보였다-_-)

by 곰=ㅅ=)/

TKB 미디어팀 조현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