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이 지켜보고 있다.] 하늘도 울고 다무도 우는데 용인대는 웃더라-ㅁ-
총무 | 2011-07-19 11:422,749 43
근데 상대는 또 우승후보 용인대-_- 뭐냐 이건......근데 생각해보면 용인대랑은 꽤나 부딪치는 듯한 느낌이다. 하여튼 오늘 선수는 태격(이상윤)님, 이전국 사범님, 나, 급기야 감독인 류운님마저 뛰어도 4명밖에 안되는 상황......안구에 습기가 차서 대운하가 흐를 상황이다 정말-_-
다무의 선봉은 태격님. 전통택견회를 하셨고 또 낙지처럼 몸이 유연해서 2006년 다무 시범때 슬로우맨 시범을 하셨던 분인데 이 분도 요즘 운동을 많이 쉬셔서......한국에서 직장인이 운동하며 살아가기는 너무 힘들다. 게다가 택견은 전수관도 그리 많은 편이 아니니......
용인대의 선봉은 똘망똘망한 눈동자를 빛내는(응?) 김종원 선수. 이전 명륜과의 경기에서 시원하게 호를 그리는 후려차기가 인상적이었던 선수로 기억한다. 경기가 시작되었고 김종원 선수는 상대적으로 움직임이 적은 태격님에게 후려차기를 올린다 싶더니 이내 낚시걸이로 가볍게 1승......다무의 전매특허 초살패...OTL 밖을 보니 잠잠했던 하늘이 또다시 울고 있었다.-ㅁ-
멍때리고 있는 나에게 류운 감독님이 툭 치셨다. 제길 결국 나가야되는 건가 으헝헝헝헝 싫어, 싫다구!!! 라지만 내 다리는 내 다리가 아닌 듯 줄 풀린 오징어마냥 흐느적거리면서 경기장으로 날 옮기기 시작했다. 몸을 좀 푸는 의미에서 발질 몇 번 올리는 것으로 본때뵈기를 가볍게 마치고 경기장 중앙에 섰다.
머리 속에 아무 생각이 안 떠오르길래 그냥 습관적으로 촛대걸이를 하고 뒤이어 엎어차기로 나아가봤다. 발에 감기는 맛이 살짝 오는 게 입질이 당기나 했더니 이내 김종원 선수의 후려차기가 날아오길래 화들짝 놀라며 방어......곁차기를 한번 올리고 이어 왼발 후려차기를 하는데 김종원 선수의 날카로운 낚시걸이가 파고 들어와서 오금을 찼다. 급하게 중심을 잡아서 어떻게든 넘어가지 않고 버틸 수 있긴 했는데 식은땀이 났다. 그래도 덜미를 잡고 딴죽을 차는 등 나름 분투했는데 타이밍이 읽혀버렸는지 다시 한번 후려차기를 하다가 김종원 선수의 낚시걸이에 시원하게 넘어가버리고 말았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기술인데다 너무 깔끔하게 넘어가서 그런지 여한은 없......을 리가 없잖아!!! 쿨럭=ㅅ=;;; 이렇게 올해도 가는구나......
류운님이 수고했다고 토닥여주는 가운데 이전국 사범님이 출전했다. 덩치 차이가 흐미...-_- 이전국 사범님은 쑥스러운 듯이 몇 번 섀도우를 하더니 경기장에 섰다. 김종원 선수는 경기장을 돌며 아랫발질을 찼고 이전국 사범님은 타이밍을 재려는 듯이 몇 번 가볍게 간을 보는 등 대치 상태가 살짝 이어지다가 김종원 선수가 공격을 들어가는 것을 이전국 사범님이 공중에서 손으로 내리 눌러버리며 초살!! -ㅁ- 1승이로구나~
이어서 용인대에서 안기중 선수가 출전했다. 체격도 좋고 훤칠해서 이사범님을 상대하기 좋은 선수인 듯......천적이라고나 할까 하는 백승기 선수는 아무래도 이사범님의 힘을 소진시킨 후 마지막에 출전하려는 듯 했다.
안기중 선수가 거세게 엎어차기를 시도하자 이사범님은 좋은 발질이라는 듯이 고개를 끄덕거리는 움직임을 보이며 본인도 로킥으로 응수하기 시작했다. 펑펑 소리가 나는 가운데 안기중 선수가 그 다리를 잡아 몸으로 밀어붙여 넘어뜨렸으나 장외......이사범님이 그에 화답하듯 안기중 선수를 밀어붙이다가 역시 장외...근데 하마터면 촬영하던 무카스의 카메라를 부술뻔 했다. 덜덜덜...-ㅅ-
경기가 길어지면서 허구헌날 로킥을 차고 맞으며 단련된 이사범님보다 안기중 선수가 왼쪽 허벅다리에 타격이 축적되는게 눈에 보였다. 하지만 과연 우승후보답게 호락호락 당하지 않으며 끈질기게 방어를 했고 결국 무승부로 막을 내리고 말았다......경기가 끝나는 순간 이사범님이 올려찬 윗발이 맞지 않았는가 하는 이의제기가 있었지만 스친발로 판정이 나며 결국 무승부로 양 선수 다 진영으로 돌아갔다.
“에잇 귀찮게스리.”
하는 푸념과 함께 감독님이 안경을 나에게 맡기고 출전하셨다. 유연한 몸과 출중한 실력, 그러나 승리는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_-;; 이긴 하지만 워낙 잘하시는 분이라 기대하며 지켜보기 시작했다. 용인대의 선수로는 김성준 선수가 출전했다. 첫 경기인 명륜전에서 특이한 손쓰임으로 주목받던 선수......자 어떻게 될까......
......어?-_- 류운님이 한다리 잡고 발목 받히기를 하려다가 안으로 더 들어가나 싶더니......얼래? 류운님이 땅에 손을 짚었다?
......잠시 정적이 흐르더니 주심 선생님이 용인대의 승리를 선언하고 이런 황당한 초살 승부에 빵 터진 관객들이 그제서야 웃음을 터뜨리기 시작했고 다무는 ‘우리 왜이래!!’ 하며 절규하기 시작했다. 류운님도 황당한지 머리를 붙잡고 웃음을 터뜨리기 시작했고......
‘좋은 꿈을 꾸었다......’
하는 만화대사가 떠올랐다. 쳇 -ㅁ- 어쨌든 용인대학교는 승리의 기쁨에 신명나게 춤을 추기 시작했고 관객들은 우리를 보고 웃고 있었다. 아악!! 보지 마소!! ㅠ_ㅠ 뭐...이렇게 용인대학교는 예선 성적 전승을 거두며 본선에 안착했고......생각해보니 오늘 나온 강팀들은 모조리 예선 전승이네. 휴, 어쨌든 오랜만에 뛰어본 경기라서 두근두근하고 또 급박하게 뛰었음에도 재미있었다는 걸 보면 나도 영락없이 택견꾼은 택견꾼인가보다. -ㅅ- 내년에는 다시 몸을 가다듬어서 더 뛰어봐야지.
근데 난 꼭 그렇게 열심히 운동하면 더 빨리 지더라......에라 모르겠다 내년일이니......
by 곰=ㅅ=)/
더하기가 어려워요
창천항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