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이 지켜보고 있다.] 명륜열차 999

총무 | 2011-08-02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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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되게 꼬인 현무조-_-; 오늘 경기에서 율전이 이기면 율전이 자동으로 본선에 진출하고 명륜이 이기면 명륜이 진출하며 율전이 이기는데 경고를 5개 받으면 다무가 진출, 명륜이 이겨도 경고를 세 개 이상 받으면 다무가 진출하게 되는 등 묘하게 이리저리 꼬인 현무조의 마지막 경기가 시작되었다.

명륜에서는 일단 힘이 좋은 박병준 선수를 내보냈다. 이에 율전에서도 정기명 선수가 출전. 힘에서는 두 선수 모두 큰 차이가 없었지만 활개를 여유있게 놀리다가 필요할 경우에 쓰는 박병준 선수와는 달리 아예 격투기 선수처럼 가드 올리는 방식으로 활개를 올린 정기명 선수의 경우는 오히려 발질이 부자연스러워졌다. 사람의 몸이라는 게 유기적이라서 발질에 파워가 실리기 위해서는 몸 전체가 반응하며 움직여야 하는데 정기명 선수의 경우는 활개와 상체가 굳어있는 상태에서 발질을 해서 그런지 박병준 선수의 아랫발질과 꽂히는 면에서 차이가 많이 났다. 차라리 아예 킥복싱 선수 같은 가드를 하면 또 다른데 수평으로 들어올린 활개가 많이 어색했다.

그렇게 차다 보니 발질의 정확성과 힘에서 떨어질 수밖에 없었고 결국 엎어차기를 하다가 본인이 부상을 입어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그 힘이 빠진 틈을 놓치지 않고 박병준 선수는 촛대걸이를 두어번 하다가 밀고 들어오는 정기명 선수의 덜미와 어깨를 잡아 한바퀴 굴리며 되치기로 승리를 거뒀다.

이번에는 율전에서 날쌘 민병진 선수가 나왔다. 다람쥐처럼 주위를 돌며 요리조리 아랫발질을 하며 박병준 선수를 건드리는 민병진 선수에게 거리가 좀 맞지 않아서 그런지 박병준 선수는 고개를 잠시 갸우뚱하다가 본인도 빠르게 나가기로 작정했는지 서서히 압박해 들어가기 시작했다. 민병진 선수는 의외로 오금잽이를 하며 반격에도 나섰지만 체중 차이가 워낙 크게 나서...-0- 그렇게 진행되던 경기는 박병준 선수의 오금잽이를 방어하던 민병진 선수가 그만 땅에 손을 짚어버리면서 박병준 선수의 승리로 돌아갔다.

율전의 세 번째 선수는 권세준 선수. 민병진 선수와 비슷한 스타일인데 신장이 더 크니 리치를 활용한 공격이 기대되었다. 적극적으로 공격하는 권세준 선수를 상대하는 박병준 선수에게 명륜의 응원석에서 발을 죽이라는 주문이 터져나왔다. 한차례 권세준 선수의 아슬아슬한 곁차기가 스쳐 지나가자 위기감을 느꼈는지 박병준 선수가 거세게 공격하기 시작했고 이내 권세준 선수의 오금을 잡아 뽑아 뒤로 던져버리며 3연승!!! 저울 추가 기울게 되었다.

박병준 선수는 기세가 오를대로 올랐는지 네 번째 오경렬 선수를 맞아서도 지침없는 공격으로 몰아붙였고 홍팀에게 경고까지 받아내버렸다. 오경렬 선수는 그런 공격을 잠시 소강상태로 만들기 위해서 사정거리 밖으로 나갔지만 이 때 박병준 선수의 기습적인 정확한 곁차기가 그 얼굴에 들어갔다. 윗발질을 한번도 쓰지 않고 아껴둔 것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율전의 마지막 선수는 이만재 선수. 이제 윗발질이 드러나서 그런지 박병준 선수는 후려차기에 곁차기까지 윗발질을 올려버리기 시작했다. 명륜의 응원석에서도 발 올리라는 주문이 나오기 시작했고 그렇게 전방위적으로 이만재 선수를 압박하는 것에 부담이 갔는지 이만재 선수가 무리하게 아랫발질을 하는 것을 박병준 선수가 놓치지 않고 잡아채 바닥에 팽개치며 결국 박병준 선수의 판쓸이로 승부는 끝났다.

이렇게 예선의 마지막 경기는 올킬로 끝났고 모든 예선전이 마무리 되었다. 율전으로서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경기였을 것이다. 지난 두 경기에서 패배했지만 이번 한번만 승리했어도 본선에 진출할 수 있었을텐데...... 이래서 세상 일은 한치 앞을 모르는 것이고 그렇기에 매 순간을 최선을 다하는 자세가 필요한 것인지도 모른다. 택견판도 그렇고 세상일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에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 심호흡을 했다. 이제 모든 예선전은 끝났고 아수라장에서 살아남은 8개의 팀이 벌이는 본선이 시작된다. 지난 것은 뒤로 돌려 추억으로 삼고 다다음주부터 시작되는 8강전을 앞두고 나도 잠시 뒤를 돌아봐야겠다.

근데 어째 이런 노래가 생각나냐......

명륜이~♩어둠을 헤치고~♪8강전에 나가보니~♬
본선~첫 경기에~성주가 기다리네~♡
후배 맞는~황인동의~ 눈동자는 불타오르고~(풋-_-)

선배 만난 명륜의~가슴엔 승부욕이~
솟아오르네~

힘차게 달려라! 명륜열차 999!
힘차게 달려라! 명륜열차 999~
명륜열차 9.9.9~

by 곰=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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