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24배틀은 좀처럼 보기 힘든 귀한 진풍경이 벌어졌다. 바로 브라질 전통 무술인 ‘까뽀에이라’를 수련하는 브라질 출신 선수들과 악단이 택견배틀을 찾은 것이다. 까뽀에이라는 강력한 발차기와 화려한 아크로바틱이 특징인 브라질 전통무술로, 한국에서는 영화 옹박과 철권의 에디가 하는 무술로 잘 알려져있다.
브라질 타악기 연주와 노래, 박수로 함께 즐거운 분위기에서 자연스럽게 수련할 수 있다는 것이 까뽀에이라의 장점이라고 하는 만큼, 이날 경기장에는 브라질 전통악기인 비링바우, 빤데이루의 묘하고 매력적인 선율이 한국 고유의 풍물패의 장단과 어우러져 더욱 흥을 돋우고 있었다. 우리의 풍불패와 함께 특별한 음악을 선보인 이들은 에스낄루, 깔룽가, 켄지, 폴랴쎄카, 떼데데의 5인조 악단이었다.
한편 특별했던 24배틀의 첫 무대는 까뽀에이라의 김대현과 국민대 주도현의 경기로, 오리지널 택견겨루기로 꾸며졌다. 김대현은 까뽀에이라에 몸을 담고 있지만 사실 전북대 택견패에서 활약하고 있는 전통 택견인이기 때문이다. 이 첫 경기는 택견이 다소 생소한 브라질 선수들에게 우리의 전통 무예를 직접 보여주는 좋은 기회이기도 했다. 그리고 승자는 지난 1배틀에서 화려하게 활약했던 ‘전북대 돌쇠’ 김대현이었다.
이에 국민대 열혈 스무살 최지우를 내보낸다. 끼부리기가 주특기인 만큼 지능적인 전법으로 정직한 김대현을 상대하기에 적격이라 판단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과연 이어진 결과는 2분 59초 되치기 기술로 최지우의 승.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하지만 곧 최지우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김대현에 이어 까뽀에이라에서 나온 선수가 처음 맞붙는 브라질 까뽀에이라 네깅유 선수였기 때문이다. 양 팀 모두 서로의 전법에 익숙하지 않기는 마찬가지였지만, 네깅유의 재빠르고 강렬한 몸놀림에 최지우는 다소 위축될 수 밖에 없었다. 결국 네깅유가 승.
이에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국민대의 이하람이 직접 경기장으로 나오면서 경기는 가장 재미있는 국면을 맞이하게 되었다. 작년 택견배틀의 mvp인 이하람과, 까뽀에이라의 사범인 네깅유가 맞붙어 그야말로 국제전의 양상을 띠게 된 것이다. 물론 택견배틀의 룰에 익숙한 이하람이 경기 초반 승을 거두긴 했지만, 네깅유가 보여준 경기력은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압도적인 것이었다.
네깅유의 바톤을 넘겨받은 이는 또다른 전통 까뽀에이라 사범인 부다. 그 역시 현란한 몸놀림으로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내었지만, 택견장에서의 이하람을 꺾지는 못했다. 이어서 나온 김현종, 그리고 마지막 까뽀에이라 선수였던 쁘라까웅의 괴력까지 모두 제압한 이하람의 활약으로 23배틀의 승리는 국민대에게로 돌아갔다.
애초에 4명의 수적 열세로 시작해 승리를 이룬 국민대와, 택견의 룰에 익숙지 않음에도 흔쾌히 경기를 받아들인 까뽀에이라가 보여준 최고의 택견배틀이었다. 경기 결과를 떠나 오래 기억에 남을 박진감과 감동을 준 그들에게 박수를 보내며, 즐거운 음악을 선사한 까뽀에이라 악단에게도 감사를 전하는 바이다.
[2014년 8월 30일 조수란 기자]
날짜 | 8월 30일 토요일 | 배틀 No. | 23배틀 | ||||
팀 | 국민대 VS 까뽀에이라 | 시간 | 17:43~17:58 | ||||
순서 | 국민대 | 경고 | 까뽀에이 | 경고 | 승리선수 | 승리기술 | 시간 |
1 | 주도현 | 김대현 | 김대현 | 덜미/딴죽 | 1분3초 | ||
2 | 최지우 | 김대현 | 최지우 | 되치기 | 2분59초 | ||
3 | 최지우 | 네깅유 | 몸통가격 | 네깅유 | 솟구쳐후려차기 | 1분58초 | |
4 | 이하람 | 네깅유 | 이하람 | 낚시걸이 | 13초 | ||
5 | 이하람 | 부다 | 이하람 | 곁차기 | 1분6초 | ||
6 | 이하람 | 김현종 | 이하람 | 곁차기 | 24초 | ||
7 | 이하람 | 쁘라까우 | 이하람 | 곁차기 | 1분56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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