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이 두 팀이 만났다. 바로 성균관대와 안암비각 ! 이 두 팀의 결전은 경기 전부터 초미의 관심사였다. 두 팀 모두 4전 4승으로 2014년 무서운 질주를 하고 있는 초 강팀들이었기 때문이다. 급속 성장하는 성균관대인가, 아니면 아직까지 제왕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안암비각인가. 그리고 이날 펼쳐진 이들의 제 25배틀은 마치 결승전을 방불케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불꽃 튀는 경기였다고 할 수 있겠다.
첫 시작은 안암비각의 한경덕과 성균관대의 조상철이었다. 힘만으로 승리할 수 없는 택견 경기에서 초반 상대방의 경기 스타일을 분석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나 25배틀처럼 중요한 경기에서는 더욱 발질 하나 딴죽 하나에 신중해질 수밖에 없는 법. 하지만... 너무 신중해 버렸다! 한경덕과 조상철 모두 5분 내에 승부를 내지 못하고 무승부 자동패해버렸던 것이다.
양 쪽의 깃발이 하나씩 내려가자, 양 팀 선수들의 입술은 더욱 바짝 바짝 말라가기 시작했다. 청팀인 안암비각에서는 다음 선수로 누구를 내보낼 것인가? 사실 성균관대 경기를 눈여겨 본 사람들이라면, 그들이 선수를 내보내는 전법이 매회 거의 비슷하다는 것을 눈치 챌 수 있을 것이다. 신창섭-오경렬(혹은 최진혁)-차효일-전인기로 이어지는 일명 점입가경식 4단 전법!! 그렇다면 안암은 덩치 좋고 힘 좋은 선수를 내보내 밀어 덮어버리는 것이 유리하다.
그리고 이어 나온 안암의 선수는, 역시 ‘야생멧돼지’ 박제우였다. (그들의 닉네임으로 겁주기 전법이란) 과연 박제우는 경기 시작 6초만에 성균관대의 신창섭을 잡아 넘겨버리더니, 다음 주자였던 오경렬과 차효일까지 무자비하게 쓸어버렸다. 야멧돼의 거침없는 질주가 순식간에 성균관대 진영을 초토화시켜버린 것. 2014년 약체팀이란 오명을 벗고 무섭게 성장하던 성균관대.. 그들 역시 아직 안암비각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이란 말인가.
이제 마지막으로 성균관대에 남아 있는 선수는, 바로 전인기였다. 올 들어 한 번도 패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던 불꽃남자 전인기. 하지만 눈앞에 떡하니 자리 잡고 자신을 바라보는 비각의 거물들과, 3:1로 패하고 있던 경기 분위기는 그의 불꽃마저 아주 잠시 잦아들게 만들었다. 경기종료 8초를 더 버티지 못하고 박제우의 오금잽이/되치기에 승복해버린 동료 차효일이 무척이나 원망스럽던 그 때..
전인기가 해냈다. 경기 시작 36초만에 딴죽으로 야멧돼의 폭주를 제압한 것이다. 시무룩하던 성균관대 진영에 가는 희망의 빛줄기가 보이던 그 순간. 전인기가 또,또 해냈다! 불사조 박용덕과 밥샵 권오희까지, 비각의 최대 거물들을 모두 쓰러뜨려버린 것이다. 불꽃남자가 만들어낸 감동 드라마에, 관객들도 울고, 성대도 울고 하늘도 울었다. 자신의 등장과 함께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려 놓은 불꽃활활 전인기.
이어 이날의 결승이전이라고 할 수 있는 전인기와 비각 권현우의 경기가 이어졌다. 전인기에게는 네 번째 만나던 상대였다. 하지만 이미 지쳐버린 전인기에게 권현우는 너무 강한 상대였다. 관객들과 팀의 열띤 응원에도 불구하고, 그는 경기 시작 57초만에 권현우의 엉덩걸이에 걸려 넘어지고 말았던 것이다. 결국 또 안암비각의 승.
25배틀까지 승리하며 안암은 예선전 전승으로, 결승전에 오르게 되었다. 이젠 택견배틀의 전설이 된 안암비각, 결승전에서 보여줄 그들의 활약이 더욱 기대가 된다.
[2014년 9월13일 조수란 기자]
날짜 | 9월 13일 토요일 | 배틀 No. | 25배틀 | ||||
팀 | 안암비각 VS 성균관대 | 시간 | 16:26~17:04 | ||||
순서 | 안암비각 | 경고 | 성균관대 | 경고 | 승리선수 | 승리기술 | 시간 |
1 | 한경덕 | 조상철 | 무승부 | 5분 | |||
2 | 박제우 | 신창섭 | 박제우 | 잡아넘기기 | 6초 | ||
3 | 박제우 | 오경렬 | 박제우 | 오금잽이 | 1분59초 | ||
4 | 박제우 | 차효일 | 박제우 | 오금잽이/되치기 | 4분42초 | ||
5 | 박제우 | 전인기 | 전인기 | 딴죽 | 36초 | ||
6 | 박용덕 | 전인기 | 전인기 | 외발쌍걸이/딴죽 | 4분29초 | ||
7 | 권오희 | 옷잡기 | 전인기 | 전인기 | 되치기 | 4분26초 | |
8 | 권현우 | 전인기 | 권현우 | 엉덩걸이 | 57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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