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훌쩍 다가온 시원한 가을의 토요일. 인사동 문화마당에서는 역시 즐거운 택견배틀이 열렸다. 이날의 첫번 째 주자는 대전유성과 대학연합. 2014년의 마지막 대회인 만큼 경기 전부터 양 진영의 분위기는 비장했다. 특히 대전유성은 이날 이길순 감독과 김미소 매니저를 비롯해 무려 여덟 명의 선수들이 출전해 승리에 대한 각오를 비쳤는데, 신입 멤버 유창균과 정승환의 투입은 대전유성이 내년까지 바라보며 이날의 경기에 임했음을 암시하는 것이었다.
한편 대학 연합 진영엔 오래간만에 반가운 얼굴이 나타났다. 거의 3달 동안 보이지 않던 오세준이 드디어 돌아온 것이다. 팀의 실질적 리더이자 에이스를 맞고 있는 그의 오랜 공백은 이번 시즌 대학연합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혔다고 하겠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오세준과 함께 지난주에 불참했던 구성모, 그리고 고정멤버들인 이상권 이성화 김현호까지 착실하게 참석해 끝까지 해보자는 승부욕을 내비쳤다.
첫번째 경기는 대전유성의 정승환과 대학연합의 이성화의 대결. 정승환이 올해 처음 나온 선수였던 만큼 양 선수 모두 상대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았다. 송도 독수리는 과연 정승환을 잡을 수 있을 것인가? 하지만 자존심을 건 대결인 만큼 양 선수는 모두 신중에 신중을 거듭했고, 경기 시간인 5분은 모두 지나가버렸다. 결과는 4:4 동점.
이어진 대전 유성 박대훈과 대학연합 김현호의 경기에서는 박대훈이 경기초반 활개밀기를 성공시키며 승리를 거둔다. 이날 대전유성의 승리에 가장 큰 공을 세운 선수가 바로 이 박대훈이었다. 올 들어 두 번째 경기에 임했던 그였지만 나오자마자 김현호에 이어 이상권까지 제압해버리며 경기 초반의 흐름은 대전 유성 쪽으로 몰고 갔기 때문이다.
이제 대학연합에 남은 깃발은 단 두개. 첫번째 경기에서 멋지게 활약했던 오세준과, 오세준의 공백기동안 대학연합의 전술을 책임지고 있던 구성모만이 남아 있었다. 먼저 나온 부산남자 구성모는 거칠게 박대훈을 제압하고 오현학까지 외발쌍걸이로 넘겨뜨리며 승부를 2:2 동점상황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구성모가 오태호의 곁차기를 피하지 못하고 패해버리자, 오세준이 나와 오태호를 곁차기로 꺾어버린다. 똑같은 방법으로 떠나버린 전우의 원수를 갚은 것.
그리고 28배틀의 마지막 매치였던 김종율과 오세준의 결승 경기가 시작되었다. 각자 팀의 명예를 안고 경기장에 나선 두 선수. 과연 누가 이길 것인가. 승자는 김종율이었다. 경기 시작 2분 45초, 김종율이 장대걸이로 오세준을 눌러버린 것이다. 대전 유성은 환호했고 대학 연합은 씁쓸한 미소만 지었다. 작년에 이어 결승에 진출하지 못하고 올해를 마무리짓게 된 대전유성, 그리고 올해 혜성처럼 나타나 활약했던 신생팀 대학연합. 택견배틀 2015에서 이 두 팀의 더 진화한 모습을 기대해본다.
[2014년 9월27일 조수란 기자]
날짜 | 9월 27일 토요일 | 배틀 No. | 28배틀 | ||||
팀 | 대전유성 VS 대학연합 | 시간 | 16:10~16:36 | ||||
순서 | 대전유성 | 경고 | 대학연합 | 경고 | 승리선수 | 승리기술 | 시간 |
1 | 정승환 | 이성화 | 무승부 | 5분 | |||
2 | 박대훈 | 김현호 | 박대훈 | 활개밀기 | 26초 | ||
3 | 박대훈 | 이상권 | 박대훈 | 되치기 | 2분48초 | ||
4 | 박대훈 | 구성모 | 구성모 | 맴돌리기 | 28초 | ||
5 | 오현학 | 구성모 | 구성모 | 외발쌍걸이 | 2분26초 | ||
6 | 오태호 | 구성모 | 오태호 | 곁차기 | 1분11초 | ||
7 | 오태호 | 오세준 | 오세준 | 곁차기 | 7초 | ||
8 | 김종율 | 오세준 | 김종율 | 장대걸이 | 2분45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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