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틀 피플] 평택 임꺽정 소병수

총무 | 2011-06-22 14:37
2,348 38
곰: 안녕하세요 소병수 관장님. 오랜만에 뵙네요.

소병수: 아유, 예 오랜만입니다. 반갑습니다.

곰: 오늘 정말 그야말로 대 역전극!!! 기분 좋으시겠어요!!

소병수: 하하하, 기분 좋죠. 감사합니다. 오늘 아내 생일이기도 해서 아주 좋은 선물도 될 듯 하군요.

곰: 아, 그러셨군요. 근데 아까 그 소중한 곳을 맞으셔서 어떻......

소병수: 크억......

(잠시 아주 오묘한 침묵)

곰: 커, 커험. 실수했군요.-_-;; 어쨌든 그간 어떻게 지내셨나요?

소병수: 네 그동안 평택에서 전수관을 운영했고 전통택견회쪽의 경기도 꾸준히 나가곤 했습니다.

곰: 아하, 그렇다면 오늘의 승리가 결코 우연이 아니로군요. 결련택견협회와는 좀 다르게 전통택견회쪽은 개인 경기 위주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혹시 거기도 결련택견, 그러니까 단체전이 있나요?

소병수: 네, 주로 개인전이긴 하지만 대걸이 단체전(태질로만 하는 경기), 그리고 일반 단체전이 있어서 연승제로 올라가는 결련택견을 거기서도 하긴 합니다.

곰: 그런 그쪽에서도 계속 출전하신것이죠?

소병수: 네 감을 잃지 않게 출전했었습니다.

곰: 그렇군요...그럼 택견 경력은 얼마나 되신 것인가요?

소병수: 네, 한 15년이 되어가는군요.

곰: 아하, 현대 사회의 텀을 생각하면 거의 갑자 수준이군요. 올해 혹시 연세가...?

소병수: 37세입니다.

곰: 아아, 대단하시네요. 오늘 중구팀의 불혹 태정호 선수도 있고 정말 노장의 힘이라는 것, 아니 어쩌면 노장이라고 부르는 것이 민망한 강력한 모습을 잘 보여주셨네요.

소병수: 하하, 감사합니다.

곰: 그럼 특기 기술은 변화가 있나요? 예전에는 날치기를 많이 하셨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소병수: 네 이제는 돌개차기를 특기로 하려고 합니다. 오늘 그래서 아까 한번 간을 좀 봤죠.

곰: 그러셨군요. 이런 질문은 좀 이상할지도 모르겠는데요. 소병수 선수에게 꼭 한번 질문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택견 경기에 나와서 만약 웃음과 승리 둘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면 무엇을 선택하실 건가요?

소병수: 저는 단연코 웃음을 선택합니다. 택견꾼으로서 승리도 물론 탐나지만 택견이 다른 격투기와 다른 점은 웃음과 신명을 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승리하면 물론 기분 좋죠. 하지만 얼굴을 붉히거나 하면서 승리하는 것이라면 차라리 지더라도 웃음을 간직하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곰: 역시 예상대로의 답변이로군요. 택견 경기의 특징을 잘 짚어주신 것 같습니다.

소병수: 하하하......

곰: 그럼 다음 경기는 언제죠?

소병수: 아, 바로 다음주입니다. 근데 이거 오늘 다리를 많이 맞아서......

곰: 어이쿠, 그럼 얼른 찜질하셔야겠네요. 일주일 푹 쉬시고 돌아오는 경기에서 또 멋진 모습 보여주시길 기대합니다.

소병수: 네 감사합니다.


택견이 다른 무술 시합과 다른 점이라면 바로 '웃음' 이라는 존재가 슬그머니 끼어들어 있다는 것이다. 웃음과 승리 중 무엇을 택하느냐에 대해서 주저 없이 웃음을 택한다는 소병수 선수. 죽기를 각오하면 오히려 산다는 병법서의 말처럼 승리에 집착하지 않고 웃으며 즐기다 보면 더불어 승리도 따라 오는 것이 아닐까. 택견이 다른 무술과 다른 점에 대해서는 이론적으로 많은 기술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어떤 기술의 설명도 택견 경기에서 보이는 웃음, 관중들과의 일체감과는 비교할 수 없을 것이다.

앞으로도 이런 택견꾼들이 꾸준히 나오면서 택견이 전통 속에 박제처럼 박혀 있는 모습이 아닌, 현대의 우리들과 함께 살아 숨쉬며 웃고 즐길 수 있는 자랑스러운 우리 문화가 되었으면......

by 곰=ㅅ=)/

TKB 미디어팀 조현웅 기자